지난 주 이해찬총리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국정운영과 현안에 대한 견해를 읽다보면 실세 총리라는 호칭이 빈말이 아니며 참여정부가 개혁을 앞세워 얼마나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온 국민이 살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아 한탄하며 기업은 하나같이 떠날 궁리만 하고 권위 있는 외국의 기관들도 한결같이 경제 성장율을 하향조정 발표하는데 국정운영의 한 축인 총리는 하반기에는 나아진다는 낙관론을 폈고 투자를 말하면서 규제를 풀지 않는다고 대화를 중단한 지방자치단체장을 자기보다 정치적인 하수라고 원색적인 평을 했으며 여태까지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침묵으로 일관하다 갑자기 역사왜곡과 독도를 거론하며 아무 소득도 없는 공허한 결심 몇 마디를 해놓고 단군 이래 일본을 향해 이만큼 큰소리 해본 일이 있느냐는 식의 발언을 했다.
그 중에도 더 가관인 것이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장관으로 수능제도 정착과 교원정년 단축의 위업을 이룬 것이 자신의 가장 자랑할 만한 업적으로 꼽았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무리한 교원정년 단축이 얼마나 비교육적인 논리로 무리하게 이루어 졌으며 그 일이 이 나라 교육에 끼친 폐해가 얼마인가를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일인데 그 일을 자기가 한 일중에 가장 잘한 업적이라고 자랑한다는 것은 그의 정신상태를 한 번 의심해볼만한 발언이다.
그가 자기의 업적을 쌓기 위해 교사 집단을 비윤리적이고 파렴치한 집단으로 몰아 집중적인 홍보를 하면서 교사들과 아이들, 또 교사와 학부모간의 신뢰와 존경은 허물어지고 교사는 학부모의 손에 멱살을 잡혀 죄인처럼 눈치를 보아야하는 위치로 전락했으며 이제는 아이들 눈치까지 보면서 살아야하는 존재로 만들기 위한 교사평가 단계까지 접어들게 된 것이다.
교육이란 누가 뭐라 하더라도 아이들의 존경을 업은 교사의 소신이 없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 정부와 학부모는 물론이요 아이들의 눈치까지 보아야하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어떤 인간교육을 시킬 수 있을지 안타깝다. 그들이 말하는 지식전달자로 만족한 직장인을 원한다면 모르지만 적어도 인간을 기르는 스승으로 남아주기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사과하고 스승 존경의 풍토조성에 앞장서서 자신이 허문 교육현장의 재건에 앞장서는 총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