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함께 한 야영

2005.07.12 10:32:00


지난 17,18일 양일간 우리학교에서 전교생135명이 모두 참여하는 앞뜰야영이 있었다.

우리학교는 전교생이 함께하는 야영을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마을별로 고학년과 저학년이 골고루 들어가도록 조를 짜고 취사, 청소, 프로그램 운영 참여 등 조별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들을 고학년으로 구성된 조장을 중심으로 계획하고 활동했다. 우리학교는 모두 여섯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한마을에 사는 어린이들끼리 텐트 안에서 하룻밤을 같이 지내며 고학년은 저학년을 잘 보살피고 저학년은 고학년을 따르며 서로 협동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설영을 하고 저녁을 준비하는 시간! 자신들이 메뉴를 짜고 준비한 재료로 땀을 뻘뻘 흘리며 음식을 만들었다. 각조마다 음식들이 어쩌면 그렇게 다양한지... 남자어린이들은 그저 가볍게 한 끼 때우자 식의 떡볶이, 볶음밥, 기름에 넣어 튀기면 조리가 완성되는 돈까스, 3분 인스턴트 요리 등을 준비했고 여자 어린이들은 찌개를 끓이고 야채를 예쁘게 썰어 카레라이스와 자장밥을 준비하는 등 각양각색이었다.

조별로 사진을 찍어주려고 다니는데 “선생님, 우리가 만든 것 좀 잡수세요.”하길래 먹어보니 그 맛이 어디에도 비길 데 없었다. 야영 시 주로 먹게 되는 삼층밥, 탄 밥은 옛말! 모두 밥을 얼마나 고슬고슬하게 잘 지었던지...

약간의 휴식시간이 있은 후 즐거운 문화공연이 열렸다. 문화를 잘 접하지 못하는 곳을 다니며 실핏줄이 산소를 몸속 깊은 곳까지 실어 나르듯 문화의 향기를 읍, 면 동까지 실어 나르겠다는 의지로 우리나라 전통 마당극을 소개하는 경기도 문화의 전당의 모세혈관 극단의 “삼년고개”라는 마당극은 관중을 웃음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여느 화려한 극단의 공연과 같지 않게 매우 교육적인 공연을 하였는데 예를 들며 음향효과에 있어 재활용품을 이용한 점 이었다. 인형극과 병행을 하였는데 춤, 소리, 국악이 곁들여져 그야말로 최상의 공연을 아이들과 학부모, 지역주민에게 보여 주었다.

이어서 스위스요들송가족이 나왔다. 일가족 네 명이 스위스의 전통복장을 하고 나와서 요들송을 들려주고 또 매우 독특한 스위스의 전통악기를 선뵈었다. 우리학교 아이들이 잘 접해보지 못하던 문화라서 매우 좋은 기회였다.

문화공연이 끝나자 2층 건물위에서 갑자기 불덩이가 내려와 장작을 태우며 야영은 절정에 다 달았다. 17팀의 가족, 형제, 친구 팀이 나와서 벌인 노래자랑은 분위기를 한껏 돋우며 모두가 하나가 되는 시간이었다. 대개 야영을 할 때 보면 아이들이 나와서 현란한 춤을 추고 성인들의 비트가 강한 음악이 난무하는 그런 장면은 볼 수 없었다.

노래자랑이 끝나고 어디선가 아이들의 편지글 읽는 소리가 들렸다. 학년에 한 명씩 나와서 부모님이나 친구, 선생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글을 읽고 있었다. 그렇게 조그만 가슴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렇게 많은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니...

활활 타오르던 장작의 불기운도 다하고 부모님과 지역주민들께서 모두 돌아가시고 난 후 아이들도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한 마을에 살아도 서로 왕래가 잘 없는 요즈음 눈으로만 인사하고 다니던 한마을에 사는 언니, 동생, 형, 아우가 한 이불을 덮고 자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또 부모님과 떨어져 하룻밤을 보내며 아이들은 어떤 꿈을 꾸었을까?

그렇게 흔하지 않을 전교생 야영! 야영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마음속에 남아 아이들이 늘 밝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데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이은실 가능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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