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기 속의 전문상담 자격연수

2005.08.03 11:13:00


이번 여름 방학에 K대학에서 열리는 전문상담 자격연수를 신청하였다. 겨울방학까지 계속되는 연수이기에 무척 기대를 갖고 연수에 임하고 있다.

초, 중, 고 교사로 구성된 2개 반 60명이 20일 동안 받게 되는 연수이다. 첫날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에 소속 학교, 이름과 함께 전문상담 자격연수를 신청하게 된 까닭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다. 연수에 임하는 선생님들의 의욕에 가득찬 말씀을 들으면서 앞으로 이 연수가 얼마나 뜨거운 연수가 될 것인지를 짐작케 하였다.

M초등학교 30대 남자 선생님께서는 결석이 잦은 어떤 6학년 아이를 담임하고 있었는데, 학교에 나올 때마다 불러서 결석을 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수준에 그치고 부모님께서도 상담에 응해 주시지 않아서 더 이상 그 아이에 대해서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간 후 들려오는 소문이 학교에 다니지 않고 폭력배와 어울려 다니며 경찰서에 자주 드나든다는 소문을 듣고 전문적인 상담지식을 가졌더라면 좀 더 의도를 갖고 그 아이를 바르게 지도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이 연수를 신청했다고 한다.

D고등학교 여선생님께서는 아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여 서울대 치대에 들어갔으나 대인관계에 있어 고충이 있는 듯하여 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하여, S고등학교 남자선생님께서는 고1 딸이 있는데 중학교까지는 아무 문제없이 공부를 잘 하였으나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일진회에 들어가 활동하며 공부를 하지 않고 문제 있는 행동을 하여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말씀하시면서 그 일이 이 연수를 신청하게 된 동기라고 하셨다.

또 충남 당진의 어느 학교 기간제로 있는 여선생님께서는 앞으로 상담 분야의 전망이 밝아서 전문 상담인이 되면 기간제 교사를 그만두었을 때 유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또는 사춘기의 자녀를 키우는 것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리고 전문상담 인이 되면 퇴직 후 교사로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Q고등학교 선생님께서는 학생부장을 하시면서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하는 중에 규칙을 어기는 학생들이 있으면 큰 소리를 지르거나 회초리를 들곤 하였는데 나이가 들수록 좀 더 학생들을 감화시키는 전문적인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신청하게 되었다고 하셨고, A고등학교 보건 선생님께서는 보건실에 찾아오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실제 몸이 아프기 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는 것을 알고 보건실을 찾아오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양질의 상담을 제공하고 싶어서 신청하였다고 하셨다.

가장 공감이 갔던 말씀을 하셨던 선생님은 서울 J여고 진로상담부장을 맡고 계신 선생님이셨다. 선생님께서는 20여년 동안 전공과목 한 과목을 가르치다보니 교과지도에서만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고 학생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는 교사라고 자처하셨다. 그러나 교과지도 외에 학생들을 대하는 것만큼은 날이갈수록 부족함을 느끼게 되어 전문상담 자격연수를 통하여 진로상담부장의 역할을 잘 감당하며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하고 조력할 수 있기 위하여 신청하였다고 하셨다.

이번 연수에 참가한 모든 교사들이 전문 상담 자격연수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바는 단시일에 끝나는 연수보다 깊이 있게 상담분야를 배울 수 있다는 것과 전문상담 교사자격증이 주어진다는 것, 또 1정 자격연수와 동일한 것으로 승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들었다.

이제 2주일째 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청소년상담원으로 오랜 경험이 있는 강사들이 간혹 들려주시는 상담사례들은 우리가 교육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담사례들이었으나 내담자로 하여금 상황을 극복하고 그들의 감정과 사고와 행동양식의 변화를 가져오기까지의 과제해결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바람직한 생활과정과 성장발달의 지도를 위하여 기울인 노력은 전문적인 상담지식이 부족한 교사들과는 매우 다른 부분이 있었다.

나 자신에 대한 성격유형검사(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받아보며 일상적인 삶의 현장에서 나타나는 학습지도 및 자녀교육의 강점과 약점, 대안, 사랑, 업무처리에 있어 나 자신과 타인의 성격역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의사결정유형검사(Assessment of Career Decision Making:ACDM-Decision Making Style)를 받아본 결과 의사결정시 의존적인 점은 없지만 합리적인 면보다는 직관적인 점 다소 높게 나온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여러 연수를 받아보았지만 이번 연수처럼 열띤 토의와 넘치는 질문, 강사와 함께 오고가는 인정미 넘치는 대화로 활기찬 연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연수가 진행될수록 전문적인 상담지식의 부족으로 아이들의 생활지도에 있어 오류를 범했던 부분들을 하나 하나 깨달으며 좀더 일찍 이 연수를 받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은실 가능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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