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냉방병에 노출되어 있다

2005.08.04 10:17:00

올 여름은 십 년만에 찾아온 무더위가 될 것이라는 일기예보 탓일까. 초여름이 시작되면서 냉방기(에어컨, 선풍기 등)의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배로 늘었다고 한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서 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에 수준별 보충학습이 파경의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에 학교에서는 긴급 부장회의를 열었다. 회의 결과 우선 미봉책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자율학습 등으로 고생을 하는 3학년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주었다.

교실에 에어컨이 설치됨에 따라 아이들에게 각별한 주의사항이 전달되었다. 따라서 각 학급에서는 에어컨을 담당하는 학생을 정해 놓고 하교시에는 반드시 에어컨을 끌 것을 당부하였다.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에어컨이 작동하는 시원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수업을 받고 자율학습을 하는데 더위를 잊은 듯했다. 더욱이 특별한 볼 일이 없는 한 아이들은 아예 교실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교실에서 보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우리 반 학생들 중 두통과 소화불량,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가야겠다며 찾아오는 아이들의 수가 많아졌다. 그리고 수업 중 화장실에 가겠다는 아이들도 예전에 비해 늘어났다. 내심 대학 입시로 인한 고 3병이라 생각하였다.

이와 같은 아이들의 증상이 우리 학급에서만 일어나고 현상이 아니라 에어컨이 설치된 3학년 모든 학급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보건선생님의 자문을 구한 결과 그 원인이 에어컨으로 인한 냉방병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건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한편으로 왠지 모를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 옛날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고생을 모르고 자라 온 요즘 아이들',
'더위 때문에 공부를 못하겠다는 말을 쉽게 내뱉는 아이들',
'무슨 일을 시작하면 쉽게 포기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요구 조건을 무조건 들어주어야만 하는 기성 세대들. 무더위에 맞서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진정한 교육의 한 일면이 아닐까. 이제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말도 아득한 옛말이 되었단 말인가?

<냉방병>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뚜렷한 정의를 갖고 있지 않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냉방병은 에어컨이 가동되는 폐쇄된 빌딩에 지내는 사람들이 소화불량, 두통, 피곤, 정신집중 곤란 등을 호소하는 것들을 통틀어 일컫는다.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최근 들어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에어컨의 냉각수가 세균들로 오염되고, 이 세균들이 냉방기를 통해 전 빌딩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 증상은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 '여름 감기'에 걸렸다면 일단 이를 의심해 봐야 한다.

둘째는 무더운 날씨인데도 에어컨으로 내부 온도를 너무 낮게 하는 바람에 몸이 외부-내부의 온도 사이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주로 자율신경계 탈진에 의해 나타난다. 온도가 올라가면 '순응'이라는 과정을 거쳐 몸이 더위에 적응하게 되는 데는 약 12주의 기간이 걸린다. 이 순응 기간에는 자율신경계에 무리가 생겨 피곤하고 소화가 잘 안 되며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기간만 지나면 몸은 새로운 환경에 맞게끔 자동 조절이 된다. 그런데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으로 냉방된 실내에서 지내면 여름이 되어도 '순응'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만다. 이처럼 '순응'기간에 발생하는 자율신경계 탈진증상이 계속 나타나는 것이 또 다른 '냉방병'이다.

셋째는 '빌딩 증후군'의 일종으로 냉방을 위해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에어컨 청소를 등한히 하거나 흡연 등으로 실내에 오염 물질이 계속 유발될 경우 더욱 심각해진다. 문명의 이기에 의한 이와 같은 '냉방병'은 조금 신경을 쓰면 예방이 가능하다. 먼저 에어컨을 1~2주마다 한 번씩 규칙적으로 청소해줘야 한다. 큰 빌딩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 빌딩의 냉각수 관리가 잘 되는지를 한번 확인하여 보는 것도 좋다.

다음으로는 한두 시간마다 외부 공기와 환기시켜 주어야 한다. 실내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을 때는 더 자주 환기를 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실내흡연을 피하도록 한다. 에어컨의 냉각 정도는 24도에서 26도 사이에 맞춘다. 단 외부와의 온도 차이가 5도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런 냉방병의 발생에는 허약한 몸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몸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뭐니뭐니해도 냉방병의 예방 및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

여름에는 낮이 길어지고, 짧은 밤에도 더위로 인하여 잠을 설치게 되어 생활리듬이 깨지기 쉽다. 생활의 리듬이 깨지면 몸의 기능이 급속도로 떨어지게 되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은 가능하면 지키는 것이 좋다. 자료출처 : 네이버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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