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홈페이지에 유해 사이트 광고 기승

2005.08.23 10:45:00

요즘 보이지 않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적들로부터 당하는 폭행이다.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폭행, 실체가 없는 폭행이다. 적으로부터 온갖 노략질과 폭행을 당한 뒤에 겨우 뒷수습이나 하고 있다. 그것도 끝없는 반복의 연속이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전혀 모르고 있으니 무방비 상태로 당하기만 한다. 그러기에 그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그 피해를 당하는 대상자들이 아직 어린 초등학생들이기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는 20여 개의 ‘게시판’이 있다. 학생들이 직접 이용하는 학급용 홈페이지는 대부분이 ‘게시판’이다. 1학년에서부터 6학년까지 그리고 학부모들까지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각종 ‘게시판’에는 유해 사이트 광고 글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요즘에는 아예 낯 뜨거운 사진까지 올린 유해 사이트 광고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 학교 교사들은 담당 여부를 떠나 홈페이지를 열고 삭제하느라고 정신이 없을 정도다. 삭제해도 또 탑재되고 또 탑재되고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아마도 삭제하면 다시 탑재시키는 자동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이 과연 정상적인 인간들인지 의심스럽다. 아직 어린 청소년들로부터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호기심을 유발시켜 ‘클릭’ ‘클릭’하게 하여 가입비 및 악랄한 정보 이용료로 돈을 벌어 보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된다는 황금만능의 세태의 단면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에게도 아들딸은 있을까? 그들에게도 귀여운 동생들은 있을까? 그들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정말 궁금하다.

청소년들은 특히 초등학생들은 바른 성교육을 받으면서 성에 대한 아름다운 정서를 곱게 간직하면서 자라야 한다. 성적인 호기심은 교육을 통해서 해소 되어야 한다. 말초적이고 감각적인 인터넷 성문화에 노출되어 자기 통제 불능의 중독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인터넷 역기능의 우려가 자꾸만 현실화 되고 있다. 언젠가는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서 개인용 컴퓨터가 사라져야 될지 모르겠다. 인간 생활의 유용한 문명의 이기가 아닌 인간성 말살의 흉기가 된다면 당연히 없어져야 할 것이다. 문명의 발달보다는 인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학구 김제 부용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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