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감동시킨 아름다운 아이들

2005.08.31 14:33:00

내게는 습관이 된 행동이 하나 있다. 신문을 볼 때나 텔레비전 뉴스를 접할 때, 짧은 인터넷 뉴스를 볼 때도 습관적으로 '감동 뉴스'를 찾는 버릇이 그것이다. 라디오 방송으로 즐겨 듣는 프로그램에도 '굿 뉴스'를 즐겨 듣는다.

이러한 작은 행동은 아이들과 함께 사는 교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착하고 좋은 행동은 얼른 발견하여 크게 칭찬해 주고 언짢거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은 몰래, 작게 꾸중하여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살리며 자존감을 잃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소식보다 긍정적인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쏟아내는 말과 글도 긍정적인 내용일 때 뇌내 호르몬이 왕성하게 반응하여 행복바이러스를 내뿜는다고 한다. 그것은 마약인 모르핀보다 6배나 강하면서도 전혀 독성이 없는 물질이 뇌에서 생성되며, 부정적인 언어를 듣거나 쓰는 경우에는 독사의 독만큼이나 강한 아드레날린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일찍 감동 뉴스는 많은 생각을 갖게하는 '아름다운 아이들'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들이 백혈병에 걸린 담임선생님의 치유를 위해 바자회를 열어 모금을 했고 이에 감동한 학부모님들이 동참하여 투병중인 선생님과 그 가족들을 감동시킨 이야기.

이야기의 주인공은 서울 영훈초등학교 5학년 4반 김선경 선생님의 제자, 36명과 그 반 학부모들이다. 3년 전 발병하여 8번의 골수이식 수술과 항암치료로 완쾌되어 학교로 다시 돌아왔는데 다시 병이 재발한 것이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어린이들이 스스로 긴급회의를 열어 바자회로 성금을 모았고 이를 전해들은 아이들의 학부모님들이 동참하여 적지 않은 금액을 모금하여 전달했으니, 참으로 훈훈하고 아름다운 소식이 아닌가?

담임선생님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고 치사랑을 실천한 예쁘고 아름다운 아이들이 얼마나 대견한가! 이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일궈낸 큰 사랑의 물결은 한 선생님의 힘든 투병 생활을 지켜주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주리라 확신한다.

남에게 좋은 것을 주면 준 만큼 좋은 것이 나에게 채워진다는 것을, 우리의 마음은 샘물과 같아서 퍼내먼 퍼낼수록 더 맑고 깨끗한 샘물이 고인다는 것을, 이 아이들은 이미 알고 실천하였으니 어른들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몇 년 전 영훈초등학교는 열린교육의 메카 구실을 톡톡히 하여 귀에 익은 학교이다. 열린 교육은 곧 아이들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일이 먼저라고 전제한다면, 이 학교 어린이들은 이미 마음 속에 뿌리내린 사랑의 씨앗이 주렁주렁 열린 마음의 승리자가 된 것이다.

실천되지 아니한 가르침, 표현되지 않은 사랑은 이미 죽은 나무인 것이다. 비록 투병 중이지만 김선경 선생님도 빨리 완쾌되리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그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을 지닌 아름다운 아이들과 학부모님의 염려와 기도를 한 몸에 받고 있으니...

이 아이들이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로 보인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것으로 받아들여서 나의 소중한 것을 내 줄 수 있는 아이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으니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기도 하다.

이 아이들처럼 순수한 마음, 깨끗한 기도, 진정성을 지닐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빌어보는 아침이다. 마음이든 물질이든 남에게 주어 나를 비우면 그 비운 만큼 반드시 채워진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 작은 천사들에게 산뜻한 가을 아침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장옥순 담양금성초/쉽게 살까, 오래 살까 외 8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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