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도 학구열을 잠재우지 못했다

2005.09.22 17:53:00

요즘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의 귀가 시간은 일과 시간이 끝나는 오후 4시이다. 그리고 남아 있는 아이들은 수준별 보충학습을 하고 난 뒤, 밤 열한 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게 된다. 마지막까지 가야만 하는 부담감은 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예쁘기만 하다.

수업 시간 또한 그 진지함이 예전과 다르다. 대부분의 수업이 문제 풀이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문제를 풀면서 궁금증을 질문을 통해서 해결한다. 특히 수시 모집 2차에 지원을 한 학생들은 수능 최저 학력으로 인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아침에 등교를 하는 대부분 아이들의 눈은 수면 부족 탓인지 퉁퉁 부어 있다. 1교시 수업은 아이들의 졸음을 깨우기 위한 잔소리가 반복되기도 한다. 아이들의 심경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고3 이기에 모든 것을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저녁때가 되자 빗줄기가 더 굵어지기 시작하였다. 선생님들의 입에서는 벌써부터 야간자율학습 실시 유무에 대한 이야기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잠시 뒤, 원거리에 사는 아이들에 대한 귀가 조치가 내려졌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자율학습을 그대로 강행하라는 학교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난 뒤, 야간자율학습 1교시가 시작되자 교실에서 자율학습을 하던 몇 명의 아이들이 창문 쪽을 바라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폭우로 인한 자율 학습 실시 유무가 관건인 모양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폭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교실 창문을 두드리는 폭풍우는 아이들의 학구열을 잠재우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잠시나마 쑥덕거렸던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어느새 학습 분위기로 바뀌어져 가고 있었다. 다만 귓전에 들리는 건 아이들의 책장 넘기는 소리일 뿐, 그 외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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