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잘대던 아이들
썰물처럼 밀려간 교실에서
습관처럼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본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
개구쟁이 녀석들.
가을 하오의 추운 교실에서
아이들이 남기고 간
이야기 부스러기들이
의자 밑에서 수런거린다.
귀기울여 들어보며 같이 웃는다.
가슴 저미는 작은 그리움들이
아이들 의자마다 앉아있다.
아! 이 사랑을 얼마나 오레
내 곁에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
비뚤어진 글씨 속에도
꾀부리며 덜 쓴 일기장 속에도
아이들이 숨어있다.
이 아름다운 아이들이
내 열매들이 이 가을엔
곱게, 아름다운 알곡이 되기를!
*** 장옥순 지음 <빈 교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