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 천 원짜리와 오천 원짜리가 흘려 있다면 어느 것을 줍겠는가?’라는 우스개 질문이 있습니다. ‘둘 다 줍는다’가 정답입니다. 사람도 ‘오른손잡이가 유리할까요? 왼손잡이가 유리할까요?’라고 묻는다면, 나 역시 ‘양손잡이가 가장 유리합니다’라고 답할 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순위를 매기자면)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중시했습니다. 우리 나라뿐만 아닙니다. 동남아 국가나 인도 등에서는 머리를 신성시 여기므로 어린 아이라도 머리를 만져서는 안 됩니다. 뿐만 아니라 왼손을 부정한 손으로 여겨 생리적인 일을 해결할 때나 사용하지, 식사를 하거나 악수, 물건을 건넬 때는 오른손만 사용합니다.
우리 나라도 왼손잡이는 불리한 점이 많습니다. 선진국에는 왼손잡이용 물품들이 많이 있다고들 하는데 우리 나라는 가위라든가, 손잡이, 커터칼, 야구글러브, 주방용품, 남자 팬티까지 대부분의 용품들이 오른손잡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보다 선입관 때문에 왼손잡이들은 제법 서러움을 받습니다. 어릴 때 선생님이 ‘밥 먹는 손 들어봐요’ 했을 때 왼손잡이라고 해서 왼손 들었다가는 혼이 납니다. 왼손으로 글을 쓰면 오른손으로 바꾸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할 때 기어 넣기도 힘들고, 악수할 때 왼손을 내밀었다가는 이상한 사람으로 몰립니다. 그것보다도 제일 부담스러운 건 오른손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데 비해 왼손을 사용하면 열이면 아홉이 ‘너 왼손잡이야?’라고 묻습니다.
그러나 절대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는 왼손잡이는 많이 구박(?) 받았지만, 요즘은 개성의 시대라서 왼손잡이는 '머리 좋다', ‘창의력이 뛰어나다’, ‘우뇌가 발달돼서 미적 감각이 좋다’는 소리도 많이 듣습니다.
피카소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도 왼손잡이였습니다.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대통령, 아버지 조지 부시도, 로널드 레이건까지 최근 전직 대통령 3명이 모두 왼손잡이였습니다. 운동선수들 중에는 왼손잡이가 많습니다. 특히 왼손잡이가 큰 두각을 나타내는 운동경기는 바로 야구입니다.
이것은 야구의 위치에 따라 왼손잡이가 유리한 지역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왼손잡이 1루수는 오른손으로 공을 받아 왼손으로 공을 던지기 때문에 내야 수비의 범위가 넓습니다. 왼손잡이 투수는 공을 던지기 전 몸의 방향이 1루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1루로 도루를 시도하는 주자를 빨리 알아보고 대응 할 수 있습니다. 왼손잡이 타자는 홈에서 1루까지의 거리가 짧아 0.1초를 다투는 경기에서 여간 유리한 게 아닙니다.
오른손은 이성적 측면을 담당하는 좌뇌와 왼손은 감성적 측면을 담당하는 우뇌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양손 사용은 우뇌 좌뇌를 동시에 발달시켜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여러 매체에서 오른손, 왼손을 같이 사용하여 양쪽 뇌를 골고루 발달시키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도 선생님 한 분은 오른손, 왼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합니다. 그렇다보니, 오른손으로 글을 쓰다 손이 아프면 왼손으로 쓰고, 또 다시 바꾸어 쓰곤 합니다. 특히 칠판에 글을 쓸 때 등 뒤의 학생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양손을 쓰는 선생님이 여간 부럽지 않습니다.
이제 배우려고 해도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연장의 일환으로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양손을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중의 하나가 컴퓨터 마우스를 왼손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오른손에만 익숙해 있어 불편했지만 이제는 숙달이 되어 좋습니다. 아무래도 오른손은 많이 쓰기에 손가락부터 피로를 많이 느낍니다. 그럴 때 이 왼손 사용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