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실험사고 미연에 방지하자

2005.11.04 11:10:00


어제 퇴근 후 뉴스를 들으니 한 초등학교에서 화산 폭발 실험을 하다 화학 약품이 폭발해 학생 7명이 중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화산 폭발실험을 위해 중크롬산암모늄 5스푼을 바닥에 놓고 화장지 심지를 설치한 후 모래로 화산 모형을 만들어 화산폭발 상황을 관찰하던 중이었는데 폭발상황 연출을 위해 설치된 화장지에 불이 잘 붙지 않자 일부학생들이 불씨가 있던 화장지에 알코올을 붓는 과정에서 폭발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최근에 들은 실험 중 폭발사고로는 제법 큰 사고인 느낌이 든다.

이 일은 남의 일 같지 않으며 나에게도 가슴을 쓸어내렸던 아찔한 순간들이 떠올랐다. 대개는 과학실 사용이 정해져 있는데 학습 진도가 조금 늦을 경우 그 시간을 맞추기가 다소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교실에서 가끔 실험이 이루어지곤 했는데 알코올램프를 실험조마다 나누어주고 불을 붙이기 직전 몇 번이고 주의를 주면서 알코올을 넘어뜨려 불이 붙었을 때를 대비하여 물을 부으면 물이 번지는 데를 따라서 불도 같이 번져 기름에 불이 붙었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일러 주었다.(당시 과학실에 모래상자가 비치되어 있었으나 과학실에서 사용하는 학급이 있어서 가지고 오지 못하였다.) 그렇게 주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 램프가 넘어져서 얼른 준비해 두었던 헝곂을 덮어 초기에 불을 껐으나 그 때 놀란 것을 생각하면....

한번은 책상을 붙여놓고 실험기구를 놓았는데(알코올램프 등) 모둠으로 앉아있던 어떤 어린이가 책상을 자기 몸 앞으로 당기는 바람에 제 실험기구들이 바닥에 떨어질 때 함께 쏟아진 알코올로 인하여 불씨가 떨어질 경우 불이 날 소지가 있을 것 같아 알코올의 흔적을 없애고자 물걸레질을 무척 많이 하였던 일, ‘극약’이라고 써 있는 과학실 약품 캐비넷이 혹시 열리지 않았나 과학실에 들어갈 때마다 잠금쇠를 확인하기도 하였다.

또 아연판에 못으로 긁어 그림을 그린 다음 염산에 담그는 실험이 있었는데 묽은 염산에 담그니 그림이 잘 나타나지 않아 약간 농도가 짙은 염산에 담그었다가 연기가 솔솔 나서 놀랐던 일, 철망위에 놓고 비이커에 들어있는 물을 끓이는 도중 ‘펑’ 소리와 함께 터져 놀랐던 일, 수소나 산소발생 실험 시 세밀한 주의를 주며 실험했던 일 등..

또한 산성이나 알칼리성 용액의 사용 시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반드시 유리막대를 사용하도록 하고 적은 양이라도 옷이나 몸에 묻을 경우는 곧 물에 씻도록 지도 하였다. 그리고 조별로 사용한 실험기구는 반드시 끝까지 지켜서 깨끗하게 닦도록 하였다.

과학실에 있는 대부분의 기구들이 유리로 만들어져 있기에 실험 후 처리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기름을 사용하였거나 끈적거리는 액체일 경우 세제와 솔로 닦아야 하는데 깨지기가 쉽고 닦다보면 깨져서 손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비단 과학실험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일어나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하여 들을 때마다 소송 및 배상요구 금액의 엄청남에 놀라곤 한다. 사고를 당한 아이들의 학부모님들께서 마음 상하심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또 이로 인하여 일선에서 오직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담임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셨던 선생님들의 위축 되어 있는 교육의 열정은 또 어떻게 세우며...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면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하여 아동, 학부모, 교사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들을 생각해 본다.

1. 교사는 사전실험에 충실하여야 하며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는 반드시 선배교사에게 위험의 소지가 있는 실험에 대하여 상의를 하도록 한다.

2. 교사들이 간혹 과학과 실험 연수 시 교사들의 입장에서 해 보았던 실험이나 혹은 교사자신의 과학상식에 비추어 현 교과서나 지도서의 수준을 넘어 선 실험재료나 양을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3. 학생들의 바른 생활지도(복도 통행, 급식 질서, 쉬는 시간 이루어지는 놀이문화에 관심두기, 바른 언어습관)를 위하여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가 늘 힘써야 하며 이는 과학과 실험, 각종 안전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큼을 인식하여야 한다.

4. 교사는 ‘빨리’ 그리고 ‘화끈하게’, ‘크게’ 혹은 ‘튀게’ 보이기를 원하는 현 세태의 청소년문화를 바로 인식하여 그들의 발걸음을 따라가기 보다는 뚜렷한 소신을 갖고 교육에의 열정으로 학생들을 감화시키며 청소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갖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이은실 가능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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