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10년 된 시골학교, 카페에서 부활하다

2005.11.26 23:31:00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학생수 100명 미만의 학교들을 통폐합한다고 발표하였다. 사실 이런 시골학교는 단순히 학생수 100명 안팎에 다니는 학교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요, 단결의 핵이 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논리에 의해서 이런 학교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렇게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여서 없어지고, 폐교된 학교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내가 6년 9개월 동안이나 근무하였던 전남 보성군 득량서초등학교도 이런 학교 중의 하나이다. 1997년에 폐교가 되어서 이미 학교는 폐허가 되어 버린 상태이다.

이 학교를 졸업한 2,500여명의 졸업생들은 모교에 대한 애교심이 남달라서, 이미 폐교가 된 모교가 다른 사람에게 헐값에 팔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똘똘 뭉쳐서 이를 막아내었다. 다행히 매각을 막긴 했지만 자신들이 뛰어 놀고 자란 학교가 폐허가 되어 가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다음 카페에 총동문회 카페[http://cafe.daum.net/dlskch: 개설일2004.12.02 등록 회원수 1365명]를 개설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에 많은 학교들이 있겠지만, 이미 폐교가 된 학교를 사랑하는 동문모임에서 이처럼 활발한 카페 운영으로 뭉쳐진 학교는 별로 없을 것이다. 만 1년 동안에 회원 가입 1300명을 넘은 것만이 아니라, 등록된 글 수가 무려 10,447개로 매일 30개 이상이 올라온 셈이다. 총동문회에서는 이런 공을 인정하여서 오늘 카페 개설 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게 되었다.

특히 이 카페에서는 이제 전 동문들의 뜻을 모아서 모교 부지매입을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지금까지 약 6개월 동안에 1,800여만을 모금하였다. 더구나 이제 전국에 흩어진 모든 동문들을 한 덩어리롤 뭉치게 한 매체가 되어서 동문들의 소식을 듣고, 서로 정을 주고받는 멋진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하여 온 총동문회 카페를 운영해온 카페지기 13회 김여례 동문이 개회를 선언한 행사는 오전 11시 정각 개회를 하여서 교가 제창으로 간단한 의식을 마치고 곧장 운동 경기에 들어갔다.

이촌동에 있는 중경고등학교 체육관과 운동장을 이용하여서 전국에서 모인 400명에 가까운 동문들이 고향마을 출신대로 3개 리로 나누어서 배구, 줄다리기, 릴레이 3개 운동경기를 벌렸다. 배구는 정흥리 우승, 줄다리기는 마천리 우승, 릴레이는 도촌리 우승으로 3개 리가 골고루 한가지씩 우승을 하는 사이좋은 결과까지 연출하여 더욱 기분 좋게 끝났다. 운동 경기를 마친 동문들은 체육관에서 각 졸업생 기별로 노래자랑을 벌였다.

특히 이날 동문회 기금 모금운동에 1,000만원 이상이 몰려서 이미 폐교가 된 시골 초등학교가 인터넷 카페를 통하여 다시 살아나는 기적을 이루었다.
김선태 한국아동문학회 회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노년유니온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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