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자가 될 것인가?

2005.12.03 12:12:00

연말이 가까워오면 학교 문집을 담당한 교사들이 바빠진다. 사실 책을 만든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더구나 각급 학교에서 1년간 교육한 학습 결과물을 모두 담아야 하니 하루, 이틀에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우연히 어느 반에서 학교 문집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조사한 것을 봤다.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이 읽어보는 학교 문집에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밝히게 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바라는 소원을 해결해 주려는 게 교사의 의도였다.

‘컴퓨터에 게임 프로그램을 깔고 싶다거나 아버지가 담배를 끊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그런데 ‘부자가 되고 싶다’는 의외의 답변이 많았다. 어쩌면 아이들답지 않은 답변을 읽으며 요즘 아이들이 너무 어른스럽고 현실에 민감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긴 매스컴이나 인터넷 등의 매체에서 부자 만들기, 부자 클럽, 부자가 되는 방법이나 요령 등을 알려주며 부자 열풍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래서 부자가 될 수 있다면 불나비처럼 앞만 보고 달려들도록 만들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의 답변이 부자가 되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씁쓸하다.

욕망대로 살 수 없는 게 인생살이기도 하지만 부자가 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헛된 욕망에 사로잡히거나 쓸데없는 망상을 좇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다. 부자가 되면 누구나 다 행복할까?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부자라는 삼성 그룹이 요즘 겪고 있는 일을 보면 안다. 가진 게 많으면 그만큼 골아픈 일이 많이 생기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부자가 될 것인가? 여러 가지 행사가 기다리고 있는 연말을 맞아 많은 아이들이 물질적인 부자보다는 마음의 부자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또 행복찾기를 하나, 둘 실천하면서 마음의 부자가 되도록 지도해야겠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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