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게이트는 워터게이트 복사판

2005.12.18 13:59:00

세계를 떠들썩하게 울리고 있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노성일 이사장과의 관계는 한국을 국제적인 무대에서 망신을 당하게 하였다. 게다가 취재기자의 취재권의 범위에 관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려져 있다. 한 편의 논문이 국적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에 실렸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한 사람의 기자에 의해서 파헤쳐 유야무야 된다는 것은 미국의 닉슨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사건과 다를 바 없다.

학자의 논문이란 그 분야에서 학문의 권위를 인정받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또 자신이 발표한 논문은 국내 학술지든 국제 학술지든 그 분야에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다. 그러기에 한 편의 논문이 발표됨은 누구나 믿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의 권위 있는 학술지에 발표된 한 편의 논문이 한 사람의 기자에 의해서 유야무야 형식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취재 기자의 전문지식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정보부 제보자에 의존해 철저하게 정보를 빼낸 기자에 의해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사건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익명의 정보부 요원을 이용해 일약 명사로 떠오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국장은 결국은 그 정보를 받은 익명의 정보원이 국무성 정보원이었음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표함으로써 심한 궁지에 몰려 헤어나지 못한 상황이 있었다.

황우석 게이트는 어떠한가? 언론에 흘린 정보를 기자가 터뜨림으로써 기자가 한 학자의 논문이 가짜라는 사실을 일반인에게 인식시키는 결과를 도출하고 말았다. 그 결과야 어찌되었든 한국의 학자는 물론 세계의 학술지가 한 순간에 여태껏 지켜온 권위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한 학자도 아닌 한 사람의 기자에 의해 전문지식인의 권위를 파헤친 지금 그 동안의 학술지의 모습이 어떠했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그렇지 않아도 가짜 박사가 문제화 되고, 대학의 교수가 연구비를 횡령해 구속되고, 학내에서는 교수 채용에 교수들 간에 금전 거래가 문제화되어 언론에 보도되는 등 그야말로 한국의 상아탑의 부패상이 보도될 때마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학자들의 집단도 썩고 부패하기는 타 집단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 것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인식시키고 말았다.

또 작금의 사태를 주시하는 T.V 시청자들은 기자의 취재권에 문제를 제기하고 픈 생각을 갖게 했다. 과연 완전한 거짓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것을 보도함으로써 언론 매체에 이익이 되지도 않는데, 이번 사건이 마치 기자 자신에게 큰 공적이나 될 수 있겠지라는 얄팍한 생각이 결국 국익에 손해만 끼쳐 기자 자신에게는 물론 온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말았다. 배아줄기 세포가 비록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보도하여서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옳은 것이냐 하는 것은 국익과 관련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했다. 일반적으로 독자들은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는 면에서는 찬성을 할 지 모른다.

그러나 확고한 전문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는 섣불리 취재하였다가는 심한 역작용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학자들의 연구란 아니 논문이란 전문화된 지식을 통해 새로운 안을 제시하는 것이지, 한 편의 논문이 미래를 100% 예언하는 것은 아니다. 인문 계통의 논문이든, 과학계통의 논문이든, 객관화 할 수 있는 사실을 추리하고 검증해 내어 새로운 진리를 밝혀내는 데 목적이 있을 뿐이다. 한 편의 논문의 진위여부는 100% 진실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비전을 갖고 사건을 추리해 내는 과학적인 단계를 제시하는 것도 학자가 논문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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