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의 매력에 빠져 살았던 4박 5일

2005.12.26 19:26:00


19일 부터 23일까지 4박 5일 동안 스키캠프에 다녀왔다. 새내기 새로 배움터(새터) 다음으로 규모가 큰 학교행사인 스키캠프는 1차와 2차에 걸려 12월과 1월에 실시된다. 97학년도부터 시작됐다고 하니 올해로 벌써 8년째를 맞는 행사였다.

스키캠프가 실시되는 곳은 강원도 고성군 진부령에 위치한 알프스 스키장이였다.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교문을 나선지 4시간이 조금 넘어서 스키장에 도착하고 나니 어느덧 날은 저녁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스키장은 스키캠프를 온 타학교 학생들과 단체 손님들로 북적북적했으며 동남아에서 스키를 즐기러 온 외국인들이 내 시선을 끌었다.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스키장에 서서 눈을 흩뿌리며 좋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4계절이 존재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됐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은 후 시작된 야간강습. 강사선생님과 같은 반에서 강습 받게될 팀원들과 간단한 인사를 한 후 강습에 임했다. 스키에 '스'도 모르는 초보자가 단지 리프트를 좀 더 많이 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중반을 신청했는데. 게다가 남자들은 금방 배울 수 있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게 왠 걸. 스키란 만만치 않은 운동이였다. A자로 슬로프를 내려오는, 가장 초보적인 기술 조차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거기다가 슬로프를 내려오며 회전까지 하라니.. 당연하다는듯 슬로프를 내려오다 미끌어져서 팀원과 부딪히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하필이며 부딪힌 팀원이 여자라서 그런지 다른 팀원들에게 일부러 그런거 아니냐는 놀림까지 받게 되었으니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였다.

스키를 좀 더 잘 타고 싶은 마음에 숙소에서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했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은 어디까지나 머리에서만 이루어졌을 뿐 몸은 생각만큼 움직여주지 않았다. 게다가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많이 썼더니 허벅지, 정강이, 손목 등 온 몸이 아파왔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지 않은가. 오기로 맹연습에 임했다. 노력에 대가인지 3일째 되던 날부터 스키의 묘미인 슬로프 활강을 미숙하게나마 할 수 있게 됐고 무시무시해 보이던 슬로프가 평지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색했던 리프트 탑승도 자연스럽게 하게 될 정도에 이르니 그 때부터 스키의 매력에 푹 빠진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동시에 흥미란 배운 후에 그 가치를 알게 됐을 때 비로서 생긴다는 교육학의 내용을 깨닫게 된 순간이였다.

그렇게 일정은 착착 진행되고 어느덧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4박 5일 동안의 일정에서 몸이 아프지 않았던 날이 없었지만 뭔가 하나라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수업에 한번도 빠지지 않았던 내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더욱이 겁도 없이 중반에 도전했던 초보자를 나무라지 않고 칭찬으로 대해준 강사선생님은 잊을 수 없는 인상을 줬다. 만약 강사선생님이 꾸중으로 강습을 진행했더라면 아마 난 중간에 흥미를 잃고 말았을 것 이다. 현장에 나가서도 아이들에게 한번의 꾸지람보다는 한번의 칭찬을 줄 수 있는 그런 교사가 되어야겠다. 아직은 스키 초보자 신세를 면치 못 했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욱 열심히 배워서 아이들을 인솔하고 스키캠프에 참여하게 될 그 날을 꿈꾸며 슬로프를 내려오며 느꼈던 스릴을 다시 한번 떠 올려본다.
김지훈 학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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