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을유년이 지나고 2006년 병술년 새해가 밝았다. 먼저 3학년 담임으로서 최선을 다한 한해였는가를 되짚어 본다. 우선 일년동안 지각, 결석 단 한번도 없이 무결석(無缺席)을 한 우리 반 아이들이 고맙기만 하다.
그리고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 불평 한마디 늘어놓지 않고 각자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 아이들. 그래서 일까? 우리 반 아이들 90%가 대학 수시 모집에 전원 합격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는지 모른다.
한편으로는 너무 지나치게 대학입시만 강조하여 진정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을 가르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작년은 교원평가, 사학법개정, 부적격교사 등의 많은 사회 이슈에 아이들이 혹시나 동요되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한 해이기도 하였다.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될 이 아이들은 지난날에 일어 난 모든 사건들을 스스로 깨닫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아이들이 사물을 바로 보고 제대로 판단할 수 안목을 갖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자칫 세상의 모든 것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여 사회에 적응을 잘 못해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제자들이 없기를 기도해 본다
연말연시 예전과는 달리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로 연하장을 보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다소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일년동안 가르쳐 주어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 아이들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나 또한 어설픈 타자로 아이들에게 일일이 답장을 해주며 입가에 미소를 지어본다.
“얘들아, 일년동안 고생이 많았구나. 새해 복 많이 받거라.”
2월 달에 있을 졸업을 앞두고 벌써부터 마음이 서운해지는 이유는 지난 일년동안 아이들과 못 다 이룬 정(情)이 마음 한편에 남아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선생님에게 있어 그 어느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는 제자가 없을 것이다. 아직까지 대학 결정이 되지 않아 노심초사(勞心焦思) 하고 있을 제자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관심을 보여주리라.
새해에는 우리 교육이 좀더 거듭나기만을 기도해 본다. 학생이 없는 선생님은 무의미한 만큼 자신의 이익보다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며 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원평가를 받는 것에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이나 학부모 앞에 당당해 지기 위해서 자가연수를 통해 모범을 보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올해에는 대한민국 선생님들 모두가 존경받는 스승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대한민국 선생님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