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여행지를 통영으로 잡고 출발하였으나 일행의 의견이 부산으로 가자는 쪽이 많아 어둠을 뚫고 낮선 부산시내로 접어들어 목적지를 찾아가는데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다행히 일행 중에 운전경력이 많은 분이 운전대를 잡아 안심은 되었으나 차가 멈추기만 하면 차창을 내리고 길을 물으며 찾아가는 일을 반복하자니 힘이 더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APEC이 개최되었던 도시라서인지 모두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 주었다. 택시운전기사가 현지 지리를 잘 알기 때문에 택시를 보면 옆으로 차를 붙여서 물어본다. 자갈치 시장을 물으니 나를 따라오라는 말을 하고 내달린다.
제야의 타종식을 보고난 일행은 일출을 보기 위해 해운대 방면으로 향했다. 아는 길도 물어가라는 옛말처럼 정차했을 때 어느 젊은 운전사에게 길을 물었다. 비교적 자세히 일러주어 잘 가고 있었으나 워낙 복잡한 길이라서 헤매다가 여객부두가 나와 겨우 방향을 잡고 가고 있는데 옆에서 크랙션소리가 울려서 시선이 돌아갔는데 조금 전 길을 알려주던 그 차가 아닌가? 1차선으로 가야 고가도로로 올라갈 수 있으니 놓치지 말라고 자세히 알려주고 간다.
우리 일행은 모두 “야! 되게 친절하다.” 하는 소리와 함께 뒤 쫓아와서 안내해 주는 친절함에 모두 감동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 "차량번호가 뭔가 봐요" 하여 메모를 하였다. 부산 00 마 6954 흰색 중형차였다. 인터넷에 올려야 하겠어요. 새해 첫날 일출을 보기 위해 길을 찾는 충청도 양반들에게 친절한 부산 시민이 일행을 너무 기분 좋게 해주었다.
이러한 시민이 부산의 이미지를 좋게 해주는 관광요원이 아니겠는가? 택시도 아닌 일반차량운전사들까지 자기 고장을 찾아온 외지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교육의 힘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어릴 때부터 몸에 밴 친절교육이 나타난 것이라고 여겨진다.
지난해 전국의 교육평가에서 부산이 최고의 교육청으로 부상하여 다른 지역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관광지일수록 밝은 미소와 함께 친절한 길안내만 잘해도 좋은 인상을 받고 다시 찾는 효과가 있지 않은가? 새해엔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는 교육이 학교에서부터 물결쳐 나가도록 하였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바닷가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