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제의 본질'을 이해 못하는 것 아닌가?

2006.01.06 10:43:00

내년부터 월 2회로 토요휴업일이 확대되면서 주5일 수업제의 본격적인 시행에 물꼬를 텄다. 여타 업종의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학교에도 주5일 수업제 도입과 함께 주5일 근무제 시행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주5일 수업제의 전면 도입에 대비하여 교육과정 개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과정 개편에서 최대 핵심은 수업시수의 조정이다. 이미 교육과정심의위원회에서 대략의 안이 나와 있다. 이 안을 교육과정 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일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한다. 대략 주당 2시간의 수업시수를 줄이는 쪽으로 교육과정 심의위원회에서는 의견이 모아졌었다.

그렇게 의견을 모으기까지는 토요일 수업이 축소되기 때문에 4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과 충돌이 많았다. 그 밖에 여러 가지 의견도 많았지만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염려하는 측면과 학교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주당 2시간 정도를 줄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안에 대해 최종 심의를 하는 운영위원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수업시수를 줄이지 않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의 반대가 있고 이렇게 될 경우 대학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 운영위원회의 위원들이 대부분 대학에 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초·중·고등학교의 주5일 수업제 도입에 대학 관계자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일선학교 교원들 중에도 능력있는 인재가 얼마든지 있다.

이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수업시수가 줄어들 가능성보다는 현재대로 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라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주5일 수업제의 본질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원래 주5일 근무제 도입의 목적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도, 수업시수 조정없이 수업일수만 줄인다면 궁극적인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다. 궁극적인 목적과의 거리도 문제지만 수업시수를 줄이지 않으면 학력저하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큰 문제이다.

이제 주5일 수업제의 도입은 대세이다. 따라서 막연히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하면 학력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염려하는 것보다는 학생과 교원 모두에게 삶의 질을 높여주는 쪽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학력저하를 가져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업의 질을 한층 더 높이는 쪽으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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