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볼모'로 하는 파행은 피했지만

2006.01.08 08:28:00

제주지역 사립고등학교들의 신입생 배정 거부 사태가 방침을 바꾸면서 사실상 철회되었다. 이에 따라 향후 타 시·도의 행보가 주목된다. 일단은 학생을 볼모로 하려던 사립학교들의 한 발짝 물러선 행보에 교육자의 한사람으로 환영한다.

다른 지역의 사립고등학교들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방침을 정할 가능성이 높아, 사립학교법 개정을 둘러싸고 숨가쁜 대처 해오던 상황이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은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2월에 신입생 배정을 하게 되는 서울시의 경우에는 학교수도 많고 규모도 크기 때문에 그전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경우 또다른 신입생 배정거부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태가 완전히 진정되기 까지는 서울시의 행보가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학생을 볼모로 해서는 안된다. 사립학교와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학생들은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습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배우기 위해 학교배정을 받는 것일뿐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향후에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립학교들의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현재는 국민들이 사립학교법 개정을 찬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찬성이라는 것이 정확한 정황을 모르는데서 오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사립학교법을 개정하지 않았어도 비리 사학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처리가 가능했었다. 그것을 최대야당인 한나라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통과시켰다는 것은 민주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중요한 법안이고 이해관계가 맞물려있는 이번의 법안이 합의없이 통과되었기에 이런 사태가 온 것이다.

어쨌든 학생을 볼모로 하는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으니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사학에서는 학생에게 피해를 주지않으면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헌법소원을 낸 만큼 그때까지 차분히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무조건적인 투쟁은 득보다 실이 많다. 여론이 그것을 도와주지 않는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이번에는 사립학교에서 한발짝 양보했다. 다음은 정치권에서 양보할 차례가 아닌가 싶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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