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9일. 급식실에서는 60여명의 결식어린이들이 겨울방학캠프를 시작하는 식을 올리고 있었다. 우리 학교는 어린이들에게 방학이 더 즐거운 학교이다. 방학 동안에는 사회복지 법인 [굿네이버스]의 지원으로 [아동폭력예방센터 경기 서부지부]에서 운영하는 방학캠프를 열기 때문이다.
굿네이버스에서는 우리 학교에서 벌써 3년 동안 6번째 캠프를 열고 있다. 가난하여 방학 동안에 점심을 굶거나 부모들이 맞벌이 나가서 나 홀로 집에 남아야 하는 어린이들은 방학이 되면 부모들의 걱정거리이기도 하지만 어린이 자신들도 무척 힘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어린이들을 위한 방학 캠프는 정말 신나는 캠프가 된다. 3주간 15일 동안 어린이들과 함께 신나는 놀이와 학습은 물론, 현장 견학, 실험 실습 등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방학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번 방학 동안에도 어린이들에게 주어진 시간표를 보면 각종 학습 프로그램으로, 독서, 영어, 영어 놀이, 미술, 종이공작, 만들기, 음식 만들기까지 신나는 학습활동은 물론이지만, 재즈댄스, 요가, 뮤지컬 공연 관람, 킨택스 전시회 관람, 강원도 산골학교에서 1박 2일 동안 스키와 눈썰매, 산골경험 등으로 일반 가정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다양하고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자극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져 있다.
아마도 이런 프로그램으로 개인이나 영리 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캠프라면 15일 동안 아무리 적어도 50만원 이상은 주어야 할 멋진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결식 어린이들의 사정을 감안하여서 10시 30분 경에 간식으로 간단히 먹이고, 프로그램을 두 시간<60분 단위> 운영하고 나서 점심을 먹이고 나서 하교를 시켜 준다.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는 한 반에 최고 15면 이내로 학년 수준에 따라 편성을 하였다. 한 반에 담임선생님 한 분 보조선생님 두분 이렇게 세 명의 선생님<순수한 봉사활동을 하는 대학생>으로 짜여진다. 이들은 정말 어린이 개개인의 활동을 하나하나 도와 가면서 함께 웃고 함께 뛰면서 열심히 도와준다. 이런 모습은 공교육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교직에 있는 우리들을 참으로 부끄럽게 만들기도 하였다. 우리는 단 한 사람 담임이 30명 이상 40명 안팎의 어린이들과 씨름을 해야 하는데 이번 캠프는 참 효과적이고 멋진 활동을 하고 있다.
교실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함성이 들리고, 어린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볼이 밝으스레 해가지고 눈빛이 반짝이는 모습은 참으로 귀엽고 자랑스럽다. 이렇게 방학 동안에 학교에 나오는 어린이들에게 추운데 날마다 재미는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어린이들은 한결 같이 '추워도 좋아요. 날마다 얼마나 재니 있는 대요.' 하면서 재빨리 교실로 달려 들어 간다.
점심을 먹이기 위해서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이제는 어린이들에게 너무 인기가 있어서 서로 들어오려고 아우성을 쳐서 부득이 담임 선생님들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양보를 하도록 설득을 하고 달래야 할 지경이었다. 인원을 더 늘리고 싶어도 굿네이버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서 더 이상 숫자를 늘일 수가 없는 것이다.
이번 캠프를 운영하는데 만도 거의 1,000만원 이상이 든다고 하는데 더 늘려 달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시청에서 지원도 더 이상은 어렵고 이 추운 겨울에 아이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먹이는 일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사실 결식 어린이들에게 점심을 주기 위해서 시작한 활동인데, 그 어린이들이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여서 캠프활동까지 시키다 보니 더 많은 경비가 드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학교는 전 교생 250여명 중에서 1/4에 해당하는 60명의 어린이가 방학 동안 점심 걱정을 덜고, 나 홀로 갈 곳이 없어서 방황하는 그런 어린이가 안 되게 큰 도움을 받고 잇는 것이다. 그리고 캠프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날마다 신나는 겨울 방학을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다.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2학년 어린이의 이 메일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알 수 있다. →
[오늘 킨텍스 가서 많을 걸 배웠어요.
◀아기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배웠어요.
제가 정자가 되어 3시간 동안 여행을 했어요.
나쁜 세균도 만나고, 우주로도 가서 열심히 세균들을 해치웠답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난자가 되어 맘에 드는 정자를 골랐더니 내 몸 속으로 들어왔어요. 생명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굿네이버스는 역시 최고예요!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욤
2006년 1월 11일 교장선생님을 ♡ 하는 령희올림
참! E-카드 메일로 보냈는데 도착이 안 되여. 그냥 편지에서 다시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