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경쟁력부터 길러야

2006.01.22 17:44:00

외국 대학이 빠르면 내년부터 국내에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는 제주 특별자치도와 인천 송도, 광양, 부산·진해 등 특구로 지정된 곳에서만 가능하다. 교육개방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일자리를 위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개방하고 서로 경쟁하게 해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하여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서도 이의 추진을 위한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조선일보 1월 20일자 참조).

현재는 전면 개방은 아니고 부분 개방에 점진적 확대로 가닥이 잡혀 가고 있는 모양인데, 일단 개방을 하면 전면 개방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어느 시점에서는 전면 개방으로 이어져 국내 대학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향후에는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의 개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볼 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개방조치는 서둘러서 진행할 일은 아닌듯 싶다.

물론 외국 대학이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외국으로 유학을 많이 보낸다고 해서 외국 대학의 국내 정착이 무난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문화적인 차이 등을 극복해야 그들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 학부모의 성향으로 볼 때, 국내 대학에 비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다는 것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리포터는 이 문제를 이렇게 보고 싶다. 즉 국제화, 세계화 시대에서 개방을 거부할 수는 없을지라도, 개방의 단계를 좀더 조정해야 한다. 현재 국내 대학도 외국 유수의 대학에 비해 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 대학이 있는 반면, 국내에서조차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들도 있다. 경쟁력이 우수한 대학은 별문제가 없다고 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들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해야만이 외국의 대학과 경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외국대학의 국내 설립허용 이전에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의 상태라면 외국 대학이 들어올 경우 경쟁력 하락으로 도태되는 대학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기 이전까지는 외국 대학의 국내 설립을 보류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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