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에 열린 리코더발표회

2006.02.04 08:51:00


8년 전 모 초등학교의 리코더 연주회가 있다고 하기에 우연히 참석하게 되었다. 각기 다른 파트를 담당한 악기들이 내는 소리가 놀라운 화음이 되는 것에 반하여 당시 지휘를 하였던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는 리코더 연수에 참여하면서부터 리코더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당시 합창에 관심이 많아 각종 합창연수에 참여하며 어린이들의 합창지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에 리코더에도 음의 영역이 다른 각기 다른 파트의 악기가 있다는 것이 매우 경이롭게 다가왔다.

소프라노 테너의 주법, 알토와 베이스 리코더의 주법과 악기다루는 법을 익히며 주 1회 열리는 교사 리코더 연수와 청소년 리코더합주단 파트지도 담당교사를 하며 리코더에 대한 관심을 넓혀 가던 중 교육대학원에서 초등음악전공을 하게 되었고 많은 교사들이 리코더에 관심을 가지고 논문을 쓰거나 실제로 합주단을 지도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음악교과서에 나오는 노래는 물론 합주를 통하여 클래식 음악이나 민요 등의 다양한 곡들을 연주할 수 있는 리코더는 다른 악기들에 비하여 크기도 작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정말 대단한 악기라고 생각된다. 음악교과 직무연수나 지역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단기연수를 통하여 리코더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편이기는 하나 소프라노 리코더에 만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른 파트의 리코더에도 관심을 갖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특히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리코더에 관심을 갖게 되면 아이들의 음악 능력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오늘 우리 학교 리코더부의 향상 음악발표회를 가졌다. 작년 3월부터 특활시간과 토요일을 이용하여 꾸준히 연습했던 곡과 방학동안 8일간 나와서 하루 6시간 연습을 했던 곡을 리코더부원들의 학부모님과 방학 중 근무하고 있는 교직원들을 모신 가운데 발표회를 가진 것이다. ‘장난감교향곡’, ‘숭어’를 비롯한 5곡의 합주곡과 ‘사랑의 인사’등의 개인별 독주, ‘앵무새 우는 언덕’, ‘별의 세상’, ‘미뉴엣’등의 이중주, ‘여수’등 4중주곡도 발표하였다.

호흡도 고르지 않고 잘 다듬어지지 않은 음악이었지만 자녀들이 의젓한 모습으로 나와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신 학부모님들께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셨다. H의 어머니께서는 초등학교시절에 기악합주부에서 리코더를 비롯한 여러 악기들을 연주하며 늘 뿌듯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하였다고 하시며 자녀가 이와 같이 리코더를 연주하며 밝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감사한다고 말씀하셨다.

무엇보다도 흐뭇했던 일은 3학년 어린나이에 동생 둘을 돌보며 아프신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며,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하여 자신감을 잃고 가슴과 어깨를 구부리고 학교생활을 했던 E에게 리코더를 하도록 권유하여 음악을 가까이 하면서 밝은 마음과 아름다운 생각을 갖도록 인성지도와 함께 리코더 개인지도를 하였는데 오늘 다른 아이들과 같이 발표를 하였다.

발표회가 끝나고 함께 모여 그동안 리코더 연습 때 리코더 연습은 물론 연습이 부족한 친구들을 잘 도와주고 연습에 임하는 시간을 잘 지킨 어린이들에 대하여 시상하며 칭찬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소수 인원의 작은 단체이지만 아이들에게 지킬 것은 지켜야하고 협조해야 하는 부분은 서로 도와야 함을 인식시켜주고 싶었다.

운전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데 귓가에 아이들이 연주했던 곡들이 들려지면서 흐뭇해하시던 부모님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 언젠가 내가 느꼈던 리코더 합주의 아름다운 화음을 우리 학교 리코더부원들이 실제 합주를 하면서 체득했으리라고 믿으며 이 작은 아이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길이 남아 세상을 좀 더 밝고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은실 가능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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