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호미 곶에 자리하고 있는 구룡포여중·종고의 제 23회 졸업식이 재학생과 동창회원 및 지역사회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16일 오전 10시 30분에 중학교 47명, 고등학교 40명, 총 87명의 졸업생이 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낙후된 어촌, 열악한 교육 여건 속에서도 구김살 없이 바다 바람을 이기고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키워온 아이들, 바쁠 때에는 집안일도 돕고, 아르바이트를 하여 용돈도 벌어가며 억척스럽게 3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여온 아이들이 교정에서는 자매처럼 서로 돕고 이해하며 정답게 생활하다가 정든 교정을 떠나야 하는 졸업식은 한편으로 섭섭하고 또 한편으로는 꿈과 희망으로 새로운 결심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푸른 동해 바다가 바라보이는 강당에서 봄 바다 냄새를 맡으며 한 졸업식에서 이 고장 출신인 주식회사 '바다사랑'을 경영하는 김광식 사장이 남중고와 여중고에 장학금을 지급하여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김 사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구룡포를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다 89년 주식회사ꡐ바다사랑ꡑ을 설립하여 운영하면서 몇 해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열악한 어촌 환경에서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겠다는 뜻을 세우고 장학금을 마련하여 내어 놓고 있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금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남중 고에 5명, 여중고에 4명, 총 9명의 학생들에게 300여 만 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하여 졸업식장을 더욱 훈훈하게 하였다.
또 김 사장은 지역사회 특산물 축제를 위해 8차례나 경비를 부담하였고, 경노행사 지원을 위해 700여 만 원을 서슴없이 내놓기도 하여 ꡐ구룡포읍민상ꡑ을 받기도 하였다. 김 사장은 비록 작은 액수이지만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자신이 바라는 좋은 학교에 갔으면 좋겠고, 졸업 후 애향심을 가지고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읍민 수가 차츰 줄어들고 학교의 신입생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어촌 학교, 1년 뒤에는 남중고와 통합을 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는 소규모 학교이기에 금년의 졸업식은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허지만 어촌 지역사회를 살리기 위한 김 사장의 작은 생각과 노력은 훈훈한 바람이 되어 푸른 동해 바다를 일렁이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