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선생님들에게 많은 설렘과 변화가 오는 달이다. 벌써 다른 학교로 전출하는 선생님들의 명단이 신문의 한 면을 가득 채우며 새로운 터전을 향한 선생님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렘을 지나 가슴이 텅빈듯한 마음으로 교단을 떠나는 선생님들도 계신다. 평생을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바치고 이제 교단을 내려서는 그 발길의 무거움을 누가 알랴. 돌아보는 발자취에는 보람뿐만 아니라 후회와 허무도 있으리라.
떠나는 이들의 평생이 그것으로 보상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국가에 대한 헌신의 공로를 기려 봉직 연수에 따라 각종 훈장과 표창장이 주어진다.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한 사람의 생각이나 당시의 사회 정서로는 그것이 아마 스승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표시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로는 이 수상이 말 그대로 명예와 긍지의 표시라고 생각되어지지 않는 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비록 나라에서 주는 훈장이나 표창일지라도 선생을 선생으로 존경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그들의 이름으로 주는 이 훈장이나 표창을 받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것으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액자에 넣어 벽면을 장식하더라도 그저 융통성이 없어 교사로 오랜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덕에 절로 얻은 훈장의 의미를 뛰어 넘을 수 없다고 하면 너무 자조의 한탄일지 모르겠다.
현직에 있는 젊은 선생님들에게는 아직도 교단을 지켜야하는 많은 세월이 있고 그 세월동안에 그런 사람들이 주는 상이라도 자신의 신분에 관계되도록 법이 정해져 있으니, 정작 외면하거나 거절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터이다. 하지만 이제 교단을 떠나는 사람들에게야 엄밀하게 말하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일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 서훈이나 표창에 자신의 명예를 얹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받아서 주위나 후손들에게 보이고 가르치는 자료로 삼아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들이 주는 서훈이나 표창을 사유를 밝혀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웬일인지 모르겠다.
특히 지금의 총리는 교육의 수장으로 있을 때 교사들로 하여금 스승일 수 없게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지금도 그것을 자신의 제일 치적으로 말하는 사람이며 그를 가장 유능한 사람이라고 발을 맞추는 대통령의 이름으로 주는 훈장이기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서훈이나 표창은 받는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과 해석에 따르는 것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참 외람 되고 그 분들에게 누가 될지 걱정도 되지만 그저 꿈처럼 스쳐가는 개인적인 소망을 한 번 이야기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