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8월말과 2월말은 교원들이 정년퇴임을 많이 하는 시기다. 요즈음도 각급학교에서는 교원들이 정년퇴임을 많이 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퇴임식이 많아야 하지만 퇴임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교단을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정년퇴임을 한 A고등학교 B교장, '사실 교사가 정년퇴임 때까지 대과없이 교단을 지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정년을 앞두고 마지막 근무한 학교의 교원들이 성대한 퇴임식을 준비한다고 했지만 사양하고 간단히 인사만 하고 마쳤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떳떳하게 퇴임식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가슴아프다.'고 퇴임관련한 이야기를 했다.
바단 B교장뿐 아니다. 요즈음 정년을 맞는 교원들은 아쉬움을 삼킬 여유가 없다. 그래도 각 학교에서는 정년퇴임식을 조촐하나마 열기 위해 동료교원들이 노력을 하고 준비를 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그렇지 않다. 어떻게 하면 퇴임식없이 조용히 학교를 떠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아쉬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정년을 1년 앞둔 C중학교 D교장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지금 생각으로는 퇴임식 없이 조용히 떠나고 싶다. 떠난후에 그동안 미루었던 책을 출간하여 고마웠던 분들에게 보내드리고 싶다. 장소를 정해서 모이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 우편으로 보낼 예정이다. 그편이 마음편할 것 같다. 퇴임식을 하는 것보다 마음편히 떠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마음을 대부분의 교원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리포터의 기억으로는 불과 10 여년 전만 하더라도 학기말이 되면 정년퇴임식에 참석한 적이 많았다. 함께 식사도 하고 퇴임후에도 가끔 만나서 술자리를 함께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런일이 별로 없다. 겨우 같은 학교 교원의 퇴임식에만 참석한다. 그것도 아주 약식으로 간단히 실시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정확히 알길은 없다. 다만 정년단축의 여파가 아닌가 싶다. 정년단축 조치가 있기 전에는 30년 이상을 교직에 몸담았던 교원들의 정년퇴임은 정말 축하할 의미가 컸었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보아 주었다. 그런데 정년단축 이후에는 사정이 그렇지 않다.
교원이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린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축복받기 어려운 분위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만든 것은 정부, 여당의 책임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책임질 일은 많이 만들면서 실제로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정책만 내놓을 뿐이다.
최소한 정년퇴임식 만이라도 눈치보지 않고 떳떳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쉬운 요즈음이다. '아! 예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