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2006.03.01 11:47:00

쇼핑몰에서는 호루라기, 가스총, 전기 충격기 등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호신용품의 판매가 증가한다. 콜택시, 열쇠제조, 경비 업계 등은 생각지도 않은 특수 때문에 호황을 누린다. 도장에는 스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호신술을 배우려는 여성들이 늘어난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세상 살아가는 얘기다.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매스컴을 장식한다. 나약한 여자들이 희생자인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만 있겠는가? 최근에 사람들을 긴장시켰던 성폭력 사건만 해도 여럿이다.

오랫동안 잡히지 않아 애를 태우던 연쇄 성폭행범 '발바리' 사건이 있었고, 초등학교 4학년 어린 여학생을 이웃의 신발가게 주인이 성폭행하려다 무참히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초등생과 여고생 등 8명에게 성폭력 및 성추행한 현역 군인과 1년여 동안 전국을 돌며 24차례나 연쇄 성폭력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초등생 살해사건의 범인은 지난해 6월에도 같은 동네의 5살짜리 여자 아이를 성추행한 뒤 구속되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사람이고, 전국을 돌며 성폭행을 저지른 범인도 2004년 같은 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또 다시 범행을 시작했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우리 이웃에 살고 있는데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전국 곳곳에서 나이 어린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한 성추행, 성폭력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아이들이 밖에서 마음대로 놀지 못하는 세상을 어른들이 만들고 있다. 아이들이 걱정돼 부모가 교문 앞으로 마중을 나와야하고, 집에서 기다리며 조바심을 해야 한다면 행복한 세상이 아니다.

어떤 일이든 다 그렇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

하지만 요즘 몇 명의 정신 나간 어른들이 흙탕물을 만든 작금의 사태를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그렇다고 그들만 탓할 수도 없다. 우리 모두가 평소에 힘이 약한 아이들이나 여성들을 보호하는데 소홀했다. 어른이라는 것, 어쩌면 남자라는 것이 부끄럽다. '남자는 다 도둑* 이다'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이 기회에 정부에서는 성폭력을 추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을 수립해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폭력이 왜 여자들만의 문제인가?

정치, 종교, 교육, 사회단체 등 지도층의 남자들이 모두 나서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요즘 교육현장에서 양성평등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우리 교사들이 발 벗고 나서 아이와 어른이, 여자와 남자가 서로 존중하면서 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같이 노력해야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남자들이 환영받는 세상이 만들어 진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