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생활을 하면서 크고작은 속설을 많이 접하게 된다. 학교 또는 교육과 관련된 속설들이 그것인데, 교육 전체와 관련된 속설이 있는가 하면 특정한 학교에만 내려오는 전통적인 속설(?)들이 있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없다. 다만 매년 또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횟수가 자주 있다는 것 뿐이다. 말 그대로 '속설 (俗說)'일 뿐이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속설은 바로 '입시 때만 되면 날씨가 추워진다'는 것이다. 특히 수능 때가 되면 그런 속설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입시 때의 속설은 언론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속설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입시한파가 찾아 왔습니다.'라는 보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여기에 예전에는 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선발고사까지 입시한파에 가세하여 정말 잘 맞았었던 것 같다.
또 한 가지 속설은 '개학때만 되면 날씨가 더워지거나 추워진다'는 속설이다. 많은 교사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기상대 자료를 살펴보니,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의 3월 2일 아침최저기온이 영상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올해도 갑자기 눈이 내리고 나더니 기온이 떨어져서 아침 기온이 영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3월 2일이 따뜻한 시기는 아니지만 간혹은 영상의 날씨를 보일 수도 있는 시기임에도 영하를 기록했다는 것은 이런 속설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닌지 싶다.
단위학교에서도 이런 속설이 존재하고 있으며 우연인지 알수 없지만 맞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학교의 야외행사나 체육대회등 실외행사를 할 경우, 유난히 그날만 되면 비가 온다는 속설을 가진 학교들이 적지않다. 때로는 그런 속설을 없애려고 일기예보를 통해 행사일을 변경하지만 변경한 날에 비가내려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오래 전이지만 리포터가 중학교에 재학중일 때의 일이다. 그때 인근의 중학교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그 학교에 교장으로 부임만 하면 교장이 병이나 사고로 사망한다.'는 것이 바로 그 소문이었는데, 실제로 리포터가 다니던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그 학교로 발령받은 후 1년만에 암으로 돌아가신 것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 이후 연속은 아니지만 리포터가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그 학교 교장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간혹 들었었다.
일선학교의 교사들은 그 속설의 진원지를 다양하게 분석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것이 학교명과 교장선생님 이름이다. '학교명에 설 이나 우 자가 들어가 있으면 행사 때마다 비나 눈이 온다.'든가 교장선생님이 바뀐 뒤로 이름에 우자가 들어 있어 비가 온다는 것이다. 그만큼 속설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간혹은 '학교의 기능직 공무원이 울타리에서 뱀을 잡았는데, 그 이후부터 행사만 할려고 하면 비가온다.'는 이야기도 한다. '학교가 예전에 공동묘지였기 때문에 그렇다'는 등 그 원인을 분석하는 것도 가지가지이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없는 원인들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속설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임에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행사는 대략 1년에 1-2회 하게 되는데, 2-3년에 한번만 비가 내려도 매년 그랬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잘 아는 바와 같이 학교행사를 제때에 실시하지 못하면 학사일정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실제로 속설이 잘 맞는 경우도 있고 보면 학교의 속설은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속설은 속설로 끝나야 하겠지만 특히 불길한 속설은 맞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입시때 추워지거나 행사때 가끔 비가 내리는 것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특정 학교에 교장선생님이 돌아가신다거나 교사가 자주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는 등의 속설은 빨리 사라져야 할 속설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