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얼 2일. 전남강진마량초등학교(교장 최수성)19명의 나의 작은 천사들을 만나러 가는 첫걸음은 새벽 4시 30분부터 바빴습니다. 7년 동안 근무한 구례를 떠나 남도의 또 다른 끝자락인 강진 마량을 향해 출발하는 행장을 꾸리느라 얼얼했습니다. 27일 전입교사 예비 모임을 통해 미리 인계받은 1학년 19명의 이름표를 만들고 한달 동안 공부할 '우리들은 1학년'을 안내할 자료를 편집해서 준비하느라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제 겨우 유치원 생활을 마치고 1학년에 들어오는 19명의 나의 귀한 손님들은 설렘의 크기만큼 두려움도 함께 안고 입학한다는 것을 잘 알기때문에 포근한 담임이 되고 싶었습니다. 처음 만난 아이들은 입학식부터 나를 정신 못 차리게 했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당 바닥에 드러눕다시피 제 마음대로인 아이, 집에 돌아갈 시간까지 엄마를 찾으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를 달래느라 나는 혼비백산하고 말았던 하루였습니다.
"선생님, 공부는 언제 해요? 밥은 언제 먹어요? "를 연발하는 아이들 틈에서 처음 온 학교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탓에 종아리까지 퉁퉁 부어버린 하루였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마량항의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한 채 꼬마들에게 묶였던 시간을 뒤로 하고 교실을 청소하느라 오후 시간을 다 보내며 나는 자신에게 다짐헀습니다.
얼굴 모습이 다 다르듯,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들만의 개성이며 눈에 보이는 잣대로 아이들을 재단하지 말 것이며, 아이들은 나의 가장 소중한 고객이니 하늘처럼 받들며 지식의 언덕을 올라 지혜의 문으로 인도하는 길잡이의 역할을 숭고하게 해내자고 말입니다. 1학년 담임을 통해 학교라는 낯선 곳에서 만나는 어른들의 세계와 삶의 모습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눈높이를 아이들의 키높이에 맞추어 19개의 눈높이를 가질 것을 자신에게 타일렀습니다.
1학년은 학교 교육의 첫 단추를 여는 새로운 시작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