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교단에 바친 중학교 교장은 신입생 학부모 연수에서 어떤 말씀을 하실까? 오늘 수원제일중학교(교장 강수남·62)에서는 입학식을 마치고 도서관에서 신입생 학부모 연수가 있었다.
"오늘 댁에 돌아가시면 자녀들에게 이런 말씀 꼭 들려 주세요. '너의 학교에 가 보니 학교가 참 좋더라. 교장 선생님도 멋있고, 담임 선생님도 훌륭한 분이더라' 라고"
40년 교단 노하우에서 나온 애정어린 충고이다. 자녀를 성공적으로 훌륭하게 키우려면 부모부터 학교를 믿고 선생님을 존경해야 한다. 설사 학교에 못 마땅한 것이 있더라도, 선생님의 교육방침이 거슬리는 것이 있더라도 자녀 앞에서 학교를 불신하거나 선생님을 멸시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선생님은 대학 교수와 다르고 학원 강사가 아니며 국가가 인정한 자격증을 지닌 전문 직업인입니다."
언필칭 사회에서는, 교육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은 학교 선생님을 대학교수 또는 학원 강사에 빗대어 학교교육을 나무라고 선생님을 꾸짖는다.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교육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럴 듯 하게 들린다. 그러나 이런 잘못된 생각이 교육 불신을 부추기는 것이다. 학교장은 이것을 우려한 듯 학교선생님이 대학교수·학원 강사와 다른 점을 차별화시켜 학부모에게 인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의 정체성 찾기, 교육이 위기를 맞을수록 더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지식만을 가르치는 선생님보다는 예의범절, 말버릇,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는 엄한 선생님이 필요하고 삶의 방식이나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참스승이요, 이 시대에 필요한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스승상을 일깨워주는 것도 학교장이 할 일이다. 또, 학부모단체가 나아갈 방향도 제시한다. 잘못된 시민단체의 영향을 받아 자칫 엉뚱한 길로 나가는 학부모단체는 사사건건 학교교육에 시비를 걸어 결국엔 교육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각종 학부모단체는 학교를 지원하고 후원하는 단체여야지 학교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단체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그는 마무리로 말한다.
"좋은 학교와 훌륭한 선생님은 학부모가 만듭니다. 학생들이 학교와 선생님을 믿을 수 있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해야 할 몫입니다. 그리고 학부모와 교사가 이런 제 몫을 하도록 이끌어나가는 것이 바로 교장이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평생 교육에 몸바친 학교장의 학교교육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보았다. 학교장,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교육 CEO, 교육전문가가 학교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