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이렇습니다

2006.03.09 10:15:00

3월 7일 남교사 화장실, 우리 학교(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의 남자교사 3명이 함께 모이게 되었다. 우연하게 모여진 것이다. 이야기 중에 A교사가 하는 말,'학교에 정말 남자교사를 보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이러다가 남교사 씨가 마르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B교사 '지금 여기에 우리 학교 남교사 1/3이 모여 있습니다.'

그렇구나 싶었다. 남교사가 교감 선생님을 포함하여 모두 9명(교장선생님은 여자)이니 딱 1/3이 모인 것이다. 전체 교원수는 48명, 이 중 교감 선생님이 남자이니, 교사 중 남자는 모두 8명이다. 이 중 55세 이상 남교사가 2명이고 바쁜 업무를 맡은 부서의 부장교사 2명을 담임에서 제외하니 남는 교사는 4명뿐이다. 이 4명 중에 또다시 부장교사가 2명이니 평교사는 딱 2명뿐이다.

학년별로 1-2명의 담임교사가 남교사이다(부장교사 포함). 식당에서도 함께 식사를 하면서 남교사 3-4명이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면 우리 학교 남교사의 반이 모인 꼴이 된다. 따로 남교사끼리 모일 필요도 없다. 우연히 만나면 거의 반수 이상의 남교사가 모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푸념이 이해가 된다.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남교사를 담임으로 만나보지 못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조사해 보니, 단 한 번도 못 만난 학생들이 거의 반수 이상이다. 학부모의 전화를 받으면 대부분 그 이야기를 한다. 지금까지 남교사가 담임을 맡은 적이 없다거나, 겨우 한 번 남교사를 담임으로 만났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학교에 남교사가 많아야 하는 정당한 이유는 없다. 당연히 근거도 없는 이야기이다. 그렇더라도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남, 녀 교사가 고르게 담임을 맡아야 한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단점이 있는지를 따지기 이전에라도 균형을 이룰 필요는 있다고 본다.

아직까지는 이런 문제를 깊이있게 연구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는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냥 어떻게 되겠지라는 식으로 대처하기보다 근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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