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교단이라는 길고 긴 여행에서 떠난 지 13일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조금은 익숙해졌으리라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여기 교육리포터 면에 들어와서 보니 여간 낯선 느낌이군요. 벌써 나는 권외자라는 생각으로 다른 리포터들의 글이 생경스럽다면 너무 이른가요? 그런데 그게 사실이니 어떡하죠? 이상스러울 만큼 이 곳이 낯설다는 느낌이 가고, 이제는 나는 이곳에 인연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생각만 들어서 내 자신이 참 싫어요. 이게 떠난 사람의 마음일까요?
어쨌든 지난 일주일간 나는 새로운 일에 매달려서 정신없었답니다. 마감 시간을 맞추어 주어야 하는 신문이라는 일에서 오늘 하지 못하면 내일 할 수 있었던 느긋함과 천진한 어린이들과의 교류로 늘 여유를 가졌던 마음이 한결 조급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제 저녁엔 마지막 원고를 발송하고 면 구성에 대한 의견을 조정하고 나서, 멀리 안산에서 근무하는 제자와 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일 저녁에 만나자는 번개팅을 약속하고 나니 조금은 지난날의 생활에 젖어 보았지요. 오늘은 마감된 신문을 OK돌려야 하는 일에 또 매달려야 한답니다.
새로운 일이 시간을 다투는 일이고 지금까지 내가 하던 일과는 달라서 조금 헤맬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역시 쉽지는 않고, 여기저기 손볼 곳이 너무 많아서 아직은 제대로 자리가 잡히지 않네요. 아무리 조그만 신문이고 비록 주간신문이지만 시간을 다투는 일이고, 아직 손대보지 못했던 부분이라서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오직 노력으로 틈새를 채워 나갈 계획입니다.
새봄, 새 학년을 맡은 선생님들의 새 학급 아이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사들을 읽으면서 아 ! 지금이 새 학기이지, 그런데 나는 지금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얼핏얼핏 하게 되는군요. 아마도 40여년을 보낸 나의 일터에 대한 추억이겠지요.
선생님들이 새 학년 새 학급에 대한 기대와 새 학년 계획에 부풀어 있듯이 이제 내 일터에 대한 새로운 각오로 더욱 열심히 이 일을 해내겠다는 각오로 오늘도 남보다 더 일찍 일터에 나와서 열심히 오늘의 일을 챙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매일 이 리포터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여길 드나들겠습니다. 그래야 잃어버린 고향을 찾는 실향민처럼 추억이나마 간직할 수 있겠기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