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누구든지 장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안경을 낀 사람 같은 신체적인 장애, 소심하여 적극성이 부족한 것과 같은 심리적인 장애, 노래를 잘 못하는 사람, 춤을 잘 못 추는 사람, 운동능력이 부족한 사람 등도 엄밀히 따지면 장애라고 할 수 있다. 누구든지 잠재적 장애인이다. 교통사고와 같은 불의의 사고, 질병으로 인한 신체 기능의 이상,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이상 등 우리 몸은 늘 장애 가능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느껴본 사람만이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해마다 한번씩은 장애체험의 날을 정하여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와 느낌을 갖도록 교육적인 행사를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눈 귀 등 감각기관 장애, 지체 부자유의 장애, 장애인 편의 시설 체험 등을 통해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교육을 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장애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일회성 행사만으로 장애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이었다고 자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장애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직접 장애인의 생활모습을 보고 느끼도록 할 필요가 있다. 직접 체험활동을 통한 교육이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를 예상하면서 전북교육청(교육감 최규호)은 2006년 역점사업으로 「1교 1장애시설 자매결연」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라북도 내 초·중·고등학교가 장애시설 등과 결연하여 장애 이해교육이나 장애 체험활동 및 봉사체험활동으로 편견과 차별이 없는 화합의 교육풍토를 마련하기 위한 사업이다. 참으로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원평초등학교(교장 유주영)에서는 2005년 한 해 동안 300명의 학생들을 노인 및 장애인 복지시설과의 결연을 통해 월 1회씩 위문 봉사 체험활동을 벌였었다. 30여 년 동안 교원으로 근무하면서 해마다 연말이 되면 성금을 모아 전달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 학생들과 함께 시설을 찾아가서 봉사하고 위문하고 대화하고 안마해주는 체험활동을 한 적은 없었다. 그처럼 교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식적인 교육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연간 7회에 걸친 전교생의 시설 방문 체험활동을 보면서 참으로 의미 있고 효과적인 교육활동이었다고 느꼈다. 방문 전에 할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위문품을 모으고 위문 공연을 연습하는 모습들이 대견스러웠으며 체험 후에 다양한 표현활동을 통해 변화된 정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도 이 동네 사는데 이런 분들이 사는 줄은 몰랐어요.” 5학년 학생의 말이다. 같은 마을이었지만 울타리 밖에서 만 보았었기에 아니 관심 없이 지나쳤기에 몰랐던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어른들이라고 해서 얼마나 다를까? 대부분이 울타리 안의 세상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할지 모른다. 어릴 때 직접 체험을 통해 감동을 느낀 어른이라면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기도 했다.
비록 타율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전북도 내 모든 학생들은 장애인 복지 시설과의 결연을 통해 위문 봉사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장애인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내면화 될 수 있으며, 장애학우들과의 진정한 의미의 통합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정한 협조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