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월 이곳 문의초등학교로 부임해 오며 새로운 다짐을 했다.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임명권자의 발령에 의해 그냥 스쳐가는 학교가 아니라 학부모님들의 삷을 함께 공유하는 학교생활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퇴근 후 학구에 위치한 문화재나 관광지를 돌아보고 있다.
대청댐은 1975년 3월부터 1980년 12월까지 5년 9개월 동안 건설되었고, 면적이 4134㎢나 되는 우리나라에서 3번째 큰 댐이다.
지리적 위치나 댐의 규모로 봐 대청댐이 하는 역할도 다양하다. 2억 5천만㎥의 홍수조절 용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금강하류의 홍수피해를 경감시키고 있다. 또 대전, 청주, 천안을 비롯한 충청남·북도 및 전라북도 지역 일원과 미호천 유역 및 금강하류 지역에 연간 16억4900만㎥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벙커C유 28만 드럼분에 해당하는 연간 2억4천만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휴식 및 문화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다른 댐과 달리 대청댐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지정한 상수도보호구역이라 유람선이 한 척도 뜨지 못한다. 대통령이 별장으로 사용하다 일반인에게 개방된 청남대가 인근에 있으면서도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도 상수도보호구역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곳 주민들은 댐이 생긴 후 지금까지 재산권을 마음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등 경제적인 피해가 크지만 수질오염을 시키지 않아야 하는 것을 의무로 받아들일 만큼 순진하다.
문의면소재지 차도 아래에 있는 작은 체육공원에서 대청호반까지 갈대밭이 조성되어 찾는 이들이 많다. 이곳에 설치되어 있는 환경조각품을 감상하면서 의미를 떠올려보노라면 대청댐은 환경과 생명이 공존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에 여러 번 왔었지만 처음으로 어업 허가를 받은 사람들이 고기잡이 나가는 모습을 봤다. 호반에서 만난 술 취한 어른은 중얼중얼 수면 위에다 말을 걸고 있었다. 책이나 연속극에서 볼만한 장면을 눈으로 직접 보니 혹 대청댐 물 속에 고향을 잃은 분은 아닌지가 궁금했다.
공해 때문에 발생한 지구온난화로 북극 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고, 그 여파로 '투발루'를 비롯한 남태평양에 있는 여러 나라들이 바닷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다는 것도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건만 내 발등에 떨어지기 전까지는 심각하다는 걸 모른다.
대청호반에서 환경과 생명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와 그 두 가지를 다 지켜내느라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곳 문의 사람들의 삶을 다시 생각해보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