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교직생활을 되돌아보면 다른 동료들보다 연수를 많이 받은 것 같다.
젊은 교사 시절에는 체육교사연수, 새마을 연수에서부터 중견이 되어 청소년 단체 활동연수, 과학연수, 컴퓨터연수, 인성연수, 상담연수 등 너무 많이 받은 것 같다. 교감이 되어서도 CEO연수, 발명교육 관리자과정, 통일연수, 교육행정관리자과정을 비롯하여 사이버연수도 많이 받았다. 해외연수도 두 차례나 받았고 지금은 자격연수의 마지막과정이 될 교장연수를 받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도 받아봤고, 추운겨울에도 받아보았으며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철에 연수를 받으면 심신수양을 쌓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연수가 체질에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지금의 연수는 대지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봄기운으로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노란 개나리와 분홍색 진달래, 산수유와 목련꽃송이가 터지는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아침저녁으로 산책하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안겨주고 있어 좋다.
강의실에 들어가면 저명한 강사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보람 있고 재미가 있다. 가끔씩 웃겨주는 강사는 졸음을 쫒을 뿐 아니라 건강에도 매우 좋은 것 같다. 새롭게 얻는 교양이나 지식은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에 귀를 쫑긋이 세우고 경청하게 된다.
개미쳇바퀴 도는 것처럼 반복되는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색다른 환경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여행에서 얻는 것보다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가족과 헤어져 혼자가 되어 있으면 가족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된다. 3-4일이 지나면 보고 싶어지는 것이 가족 같다. 아내와는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새로운 정을 느끼게 된다. 성장하여 집을 나가 있는 아이들도 집에 있을 때보다 더 보고 싶어진다. 전화로 안부를 물어본다. 같이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던 가족의 정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다. 가끔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연수를 오면 같은 직업에 똑같은 일을 하는 전국의 많은 동료들을 사귀게 되는 것이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쉽게 동화가 된다.
처음엔 서먹서먹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이 들게 되고 자기고장의 이야기가 나오면 전국을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전국의 어느 지역에 가도 전화한통화로 반갑게 맞이해주고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선배연수생들이 친목모임을 만들어 지역을 돌면서 만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기 까지 하다.
이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지만 오늘은 운동경기를 하고 저녁회식자리를 함께하면서 자기고장에 오는 기회가 있으면 꼭 전화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고마운 마음이 든다. 연수를 받으러 오면 주변 환경도 새롭고, 만나는 사람도 새롭고 연수내용도 새롭고 다양하여 나의 마음을 더욱 새롭게 해준다. 연수는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 같아 오늘도 행복감을 느끼며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