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 하나가 될 때까지

2006.04.07 17:45:00


오른 손이 하는 일
왼 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지만
이제 알아야 한다.

오른 손이 화내는 손일 때
왼손은 감싸주는 손이어야 하고
오른 손이 밀어내는 손일 때
왼 손은 잡아주는 손이어야 함을
이제, 한 번 쯤은 생각해야 한다.

옹이처럼 딱딱한 저 어린 눈에서
소리 없는 눈물이 흐를 때
오른 손은 그 이유를 알아야 하고
왼 손은 따스한 약병을 준비해야 하는 걸
가슴으로 느껴봐야 한다.

학교 다니기 싫어요 하는 아이를 보고
안 다니면 뭐 할 건데 묻지 말고
학교 다니고 싶어요 그런데 힘들어요 하는
아이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따스한 온돌 같은 손이 필요함을
알아야 하고
잡아줄 수 있어야 한다.

가끔은 저 푸른 보리밭처럼 싱싱해지고 싶은 마음
소고삐처럼 묶어 놓은 현실 때문에
묵묵히 말라가는 마음들을 알아야 하고
의자에 종일 앉아 웃고 떠들지만
마음은 딱딱한 의자처럼 굳어가고 있음을
오른 손이 모른 척 해도
왼손은 알아 그 마음 다독여야 한다.

사람에게 손이 두 개인 것은
사랑의 손과 채찍의 손이 함께 해야
나란히 걷는 기찻길처럼
어깨동무도 하고 함께 웃을 수 있기 때문이듯
그 마음 하나 될 때까지
마주 잡아야 한다. 피돌기가 흐를 때까지
김 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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