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800여 일 하루 5-7시간씩 전국 명산 등반-
“일주일에 4일 이상 산에 오른다네. 화, 목, 토, 일요일은 꼭 산에 오르는데 일요일 외에는 주로 산악회원들과 함께 관광버스로 전국 명산을 다니네. 그날 5시간도 안 걸리는 등반이면 다음날 틀림없이 가까운 미륵산(익산)에라도 올라가서 보충해야만 적성이 풀린다네.”
“아니 그렇게 많이 다녀도 무릎이 괜찮습니까?
“응, 병원에서 검사해 봤는데 무릎나이가 30대라네,”
이동수(67세 / 전북 익산시 / 전직 초등교장)선생님은 4년 전 필자가 근무하던 학교에서 교장으로 정년퇴임하신 분이다. 재직 중에도 등산을 좋아하시고 틈만 나면 산에 오르셨지만 퇴임 후 본격적으로 산과 함께 사시는 분이다. 여러 산악회에 참여하고 있고 등산에 특별한 취향과 능력이 있어 ‘이동수교장’이라면 익산시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산악회원들과 함께 갈 때는 회비 15,000원이고 도시락은 개인이 지참하네. 대부분의 회원들은 나보다 나이가 젊지만 언제나 선두는 내 차지네.”
충분히 자랑할 만하다. 67세의 노인이며 신체의 모든 기능이 퇴행성으로 저하될 때이다. 깡마른 체격이다. 항상 산에 오르니 체중이 불 시간이 없다. 피부는 햇볕에 그을려 건강미가 넘치고 검은 편이다. 재직 중에는 하루 종일 비질을 해도 옆구리가 아프지 않다고 하셨다. 운동장이건 시멘트 포장길이건 휴지조각하나 낙엽하나 그대로 두고는 못 보셨다. 줍던지 비질을 하던지 말끔하게 청소를 꼭 하셨다. 잔디밭에 잡초가 클 수 없었다. 보이는 대로 여지없이 뽑으셨다. 업무도 사전에 꼼꼼히 챙기시고 사전 준비에 철저하시어 시행착오를 미연에 방지하셨다. 깔끔하고 의지가 강하며 성실하게 사셨고 제자들에게도 크게 존경을 받는 스승이셨다.
“나는 산이 없으면 못 사네. 자네들도 앉아서 하는 취미활동은 하지 말게. 움직이는 활동 걷든지 뛰든지 산에 오르든지…… 그래야 건강할 수 있네.”
정년퇴직까지 얼마 남지 않은 후배들에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을 자세히 설명 해 주신다.
퇴직 후에는 한달 평균 20일 이상 산에 다녀오신다고 하셨다. 안가본 산이 없다고 하셨다. 산에 오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으며 세상의 모든 것이 내 것인 것처럼 희열을 느낀다고 하셨다. 산을 떠난 인생은 생각할 수 없다며 그야말로 등산광임을 스스로 자인하셨다.
그런데 산과 바다는 극과 극인지 바다로는 절대 안 가신단다. 특히 배는 절대 탈 수 없다고 하셨다. 어릴 때 외아들로 불의의 사고를 두려워하는 부모님의 간곡하(?) 부탁 때문이란다. 바다와 배를 멀리하기에 오히려 더욱 산을 사랑하고 산속을 거닐고 싶고 산을 정복하고 싶으신 걸까?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차 운전을 절대 배우지 않으시고 운전을 절대 안하시겠다고 하셨다. 역시 교통사고의 두려움 때문일까?. 재직 중에도 시내버스로 출퇴근하셨다. 웬만한 거리는 모두 걸어 다니신다고 하셨다. 불편하긴 하지만 안전하고 건강에 도움도 되니까 오히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자랑스럽다고 하셨다.
새로 산 등산화는 한 두 달이면 바닥이 다 해어져 신을 수 없다고 하셨다. 신발공장에 보내면 이만 원에 바닥을 갈아 주는데 새 신발 같단다. 해어진 등산화를 공장으로 보내면 바닥을 새것으로 갈아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등산화의 훼손 정도만 보아도 얼마나 특별한 등산광인지 알 수 있다. 필자는 10년 전에 산 등산화가 아직도 멀쩡한데…….
‘선생님, 온갖 풍우설해에도 끄떡없는 산처럼 건강하게 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