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사랑, 성장의 필수영양소

2006.08.03 21:38:00

오늘 아침 중앙일보 김현기 도쿄 특파원이 쓴 ‘한국가정에는 아빠가 없다?’는 기사를 보니 우리나라의 잘못된 가정교육을 한눈으로 보는 것 같아 괜히 씁쓸했다.

내용인즉 “일본 국립여성교육회관이 12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들을 상대로 실시한 '가정교육에 관한 국제 비교조사' 결과 한국 아빠들이 아이들과 지내는 평일 하루 2.8시간이 6개국 중 꼴찌”라는 것이다. 더구나 자녀와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고민하는 아빠의 비중은 49%로 6개국 중 최고라니 기자의 말대로 ‘몸 따로, 마음 따로’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한편 일본 국립여성교육회관은 한국이나 일본의 아이들이 예의범절이나 자립심을 배우지 못하는 원인을 유치원의 학부모 행사에 참가하거나 아이의 식사를 챙겨주는 아빠의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데서 찾고 있다. 또 ‘가정에 아빠가 없는' 원인으로 과도한 노동과 높은 교육열을 지적했다.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하는 아빠가 31.7%나 될 만큼 아이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고, 아이들의 안전이나 같이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것을 고민하는 다른 나라의 아빠들과 달리 한국의 아빠들은 52.6%가 교육비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금과 같이 산업이 발달하기 전에는 하루 종일 같이 생활하면서 부모와 자식간에 지켜야할 도리를 배우던 때가 있었다. 하루에 세 번씩 매끼마다 밥상머리 교육이 이뤄져 예의범절도 자연스럽게 익혔다. 부족한 게 많은데다 대가족이었어도 식구들과 어울리며 자립심을 키웠다. 가난하니 욕심낼 게 많았지만 양보하면서 인내심을 키웠다. 옛날 사람들이 열심히 일한 덕에 그래도 지금 이만큼 살고 있다는 것을 누가 부정할까.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그중에서도 부모의 사랑은 영양가가 가장 많은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면 병에 걸리듯 가정에 아빠나 엄마가 없다는 것은 분명 불행한 일이다.

국가경제를 발전시켜 노동시간을 줄이며 부모들이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고, 교육을 정상화시켜 부모들이 교육비 걱정을 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한국가정에는 부모가 없다’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현듯 오래전에 ‘아버지 신드롬’을 일으켰던 장편소설 ‘아버지’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버지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가정이나 사회에서 분명 중요한 존재이다. 하지만 삶의 무게를 느끼며 힘들어도 마땅히 대화할 상대가 없어 외로워하는 게 아버지의 위치다.

눈앞에 밟히는 부인이나 자식을 멀리 보내놓고 외롭게 살고 있는 기러기 아빠들이 우리 주위에 많다. 부권이 추락하거나 상실되는 사회적 현상을 막을 수도 없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 아버지 없는 시대를 만들면서 고생하고, 고민하는지 모른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하는 교육이 최고로 영양가 있는 교육이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하는 시간이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다. 요즘같이 세대별로 문화가 다른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려면 가족끼리 어울리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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