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오는 9월 1일자 발령을 앞둔 모 중학교 C 교감(51)을 만났다. 시골 학교에서 도시 지역으로 내신을 하였는데 발령이 날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 새학교에 부임하여 펼칠 교육특강 구상 하나를 이야기 한다.
그 내용을 먼저 메일로 보내주어 대강을 알고 있기에 아이디어의 참신함이 좋다고 이야기하면서 계획을 구체화하여 꼭 실천하라고 부탁하였다. 리포터도 특강 강사로 참여하는 등 보탬이 되어 준다고 약속하였다.
"어떻게 그런 학부모 대상 교육특강 구상을 하였나요?"
"현재 학교에서는 교감으로서의 기본 역할만 하였지 제 뜻을 펼 수가 없었어요. 학교와 지역사회 여건도 맞지 않았죠. 그래서 교감 2년간 아쉬움이 컸습니다."
"교육특강을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고 제대로된 교육 홍보를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바르고 유능한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교육자의 자아실현을 통한 아름다운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합니다."
"학부모 모으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처음엔 그리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으려 합니다. 학부모 총회나 3학년 진로안내 시 교육특강을 한 30분 정도 넣으려 합니다. 반응이 좋으면 평일 야간 시간을 이용하여 부부가 함께 참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인원 수는 10명에서 20명 정도로 출발하려 합니다."
"학교장의 이해와 협조가 우선이겠네요?"
"그렇지 않아도 이 계획을 구체화하여 발령받은 학교의 교장 선생님께 보여 드리려 합니다. 학교와 학부모, 학생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학교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일월저수지 공원을 두 바퀴 돌면서 진지한 대화가 이어졌다. 리포터는 현재 서울과 경기도에서 뜻 있는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는 교육포럼의 운영사례에 대해서도 말하고 계획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는 머리속에 있는 방침을 이야기 한다. 교육 봉사를 통한 사회 기여에 뜻을 두고, 아주 작은 실천과 기대를 가지고 소박하게 시작하며 수강자의 확대보다 실효성을 추구한다고 하였다.
구체적인 방법을 문장으로 표현하였다.
1. 소속학교에서 학부모를 위한 특강으로 시작한다.
2. 학교에서 호응도가 높으면 일반 학부모와 시민으로 확대한다.
3. 강연회가 정착되면 회원제를 도입한다.
4. 회원제가 정착되면 경기도에 지부를 설치하며 점차 전국으로 확대한다.
5. 초기의 강사는 자원봉사로 하고 회원제가 확립되거나 재정이 확보되면 강사료를 지급한다.
6. 강사 선정은 발기인, 소수의 초기 참여자가 정한다.
초기의 교육특강 성공을 위해 유인책도 구상하였다.
1. 논술과 독서지도, 진로지도, 특기적성 활동에 관한 내용으로 관심을 가지게 한다.
2. 서비스 정신으로 출발, 수익사업이 아닌 순수 교육 봉사임을 인식시킨다.
3. 일반인에게 특강의 유익함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근무 학교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다.
4. 학교장의 전폭적인 협조를 받아 학교 명예를 높여주고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봉사임을 깨닫게 한다.
벌써 부산, 인천, 경남, 충남 등 8개 시도 관리직 인사가 발표되었다. 조만간 나머지 시도에서도 인사 발표가 이어질 것이다. 교감과 교장이 인사 발령을 앞두고 새부임지에서 펼칠 교육구상을 한다는 것,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교육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리포터가 만난 모 중학교 교감처럼, 교사들도 2학기 개학을 앞두고 학급에서 또는 교과 시간에 펼칠 교육구상을 구체화하였으면 한다. 그냥 과거에 행했던 것의 반복이 아니라 아이디어도 넣고 지역여건도 반영하고 학생의 눈높이도 맞추고….
앞을 내다보는 계획, 이것이 바로 올바로 된 교육이다. 즉흥적인 것이 아닌 오랜동안의 경험과 숙고 속에서 안(案)이 나오고 동료들의 의견과 평가도 받아 보완도 하고 교직원의 협조도 구하고….
리포터와 두 시간 동안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모 중학교 교감 같은 분들이 있기에 우리의 교육은 든든하다. 이런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의 교육은 발전하는 것이다. 발령을 앞둔 C 교감, 새로운 부임지에서 학교장의 지지와 협조를 받아 교육소신을 맘껏 펼칠 것을 기대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