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법으로 금지하면 달라질까!

2006.08.28 13:52:00

최근 일어난 몇몇 소수의 체벌 사례는 아직도 교육현장에서 잘못된 체벌의 관행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학생들의 인격과 의견을 무시한 무조건적인 감정 풀이식의 체벌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특정 사립학교에서는 체벌 교사가 교장이나 이사장과 친인척들로 구성되어 처벌을 면하는 사례도 있어 더더욱 문제가 되었다.

정작 체벌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우리 교육현장은 체벌에 의존해 왔고, 현재까지도 일부에서는 체벌이 학생들의 처벌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그만큼 체벌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것이 사실이다.

교육부는 최근 일련의 체벌 사태를 두고 체벌금지법을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현장의 의견을 무시한 채 무조건적인 체벌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교육현장의 교사들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교사들을 법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통제할 수 없는 그런 집단으로 오도하는 것은 자칫 우리 선생님들이 교육자로서의 권위와 자존심을 상당히 깎아 내리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교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학교현장에서도 이런 교육부의 지침에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한편으론 학교현장의 의견을 무시한 채 무조건식의 법제정은 교사들의 권위와 자존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겠다는 발상은 학교현장의 선생님들을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것 아니겠어. 체벌의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데. 무조건 금지하는 법을 만든다는 것은 학교현장의 모습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린 것 같아.”
“맞아요, 체벌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교육환경이 매우 열악한 우리 교육현실에서는 아이들을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때로는 체벌이 필요한데. 너무 선진국형 모형만 따라 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게 맞는지 아무런 검증도 되지 않았는데.”
“하지만 체벌이 단순히 교육적이 아니라, 폭력으로 비춰진다는 것이 문제에요. 대다수의 선생님들이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감정을 실어 학생들을 매질한다는 것은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봐요.”
“체벌 규정 자체를 없애면 과연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변할지 무서워요. 그래도 대다수의 아이들이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체벌이 폭력적이고 비교육적인 것이라면 퇴학이나 정학은 과연 교육적인지 묻고 싶어요. 정작 아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 중에서 그나마 가장 잘 사용하면 교육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 그것을 법으로 금지한다면 결국 퇴학, 정학 등이 주요 벌의 수단으로 사용될 건데, 이건 정말로 아이들에게 비교육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아마 교육부에서는 그런 점들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요. 정작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대다수의 선생님들은 체벌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체벌이 가지고 있는 비교육적인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 우리 교육의 환경에서 체벌을 법으로 금지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체벌을 법으로 제정하면 마지막 수단은…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정말로 체벌을 해야될 때가 있다. 대다수의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은 체벌의 폭력적인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회초리를 드는 경우는 상당한 정도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학생의 인권 등이 문제시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체벌을 해서 따끔하게 잘잘못을 가려 앞으로 반성의 기회를 갖도록 아이를 유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교육부가 제시하고 있는 체벌 금지법이 실시된다면 과연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될 지 불 보듯 뻔할 일이다.

결국 그런 아이들은 학교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 벌을 받게 된다. 그 벌인 즉은 자퇴, 전학권고, 정학, 봉사 활동 등이 거론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학교내에서 봉사활동 등의 처벌은 학생들에게 그다지 경각심을 줄만한 정도의 처벌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심한 경우에는 정학이나 퇴학까지도 가게 되지만, 실제 최근 학교 현장에서 퇴학은 규정상으로 없기 때문에 전학을 권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국 그런 전학은 악순환의 반복이 되고, 대다수의 경우는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 가끔은 회초리를 들어 주십시오!

가끔은 아이들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때도 많다. 개인적으로 체벌은 백해무익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곧잘 회초리의 유혹을 받을 때가 많다. 특히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지시를 따라 주지 않을 때, 학생으로서의 신분을 뛰어 넘어 과도한 행동이나 말로 분란을 일으킬 때는 참을성의 한계를 스스로 감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끔은 아이들에게서 매를 들어달라는 이야기도 듣곤 한다.

“선생님 그러지 말고 회초리를 드십시오. 말로 되지 않은 아이들은 매로 다스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놈아 내가 회초리를 들기 시작하면 그것도 마치 중독성이 있어 끊기 어려운데 그래도 괜찮겠냐?”
“선생님 그래도 아이들이 말로 해서 무조건 듣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가끔은 따끔하게 혼이 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해서는 안되겠지요.”

물론 최근 몇 년간 아이들을 회초리로 다스린 적은 없다. 처음 발령받고 감정에 못 이겨 몇 번 회초리로 아이들을 다스려 본 적은 있었지만, 정작 효과는 미비하였다. 이후로 그런 상황에 반복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지금은 회초리를 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런 과정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물론 수많은 시행착오도 겪어야만 했다. 교육은 강제로 뜯어 고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우리 아이들 교육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알아서 변화되지 않는 한 결국 생채기를 낼 수밖에 없고, 서로간에 불신만 쌓여 가게 된다.

체벌은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교육부의 안처럼 법으로 금지해서 선생님들의 사고와 행동을 자꾸만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그런 처사는 정말로 비교육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인내를 가지고 서로를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서종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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