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 강행은 불장난과 다름없다

2006.09.06 13:43:00

교육혁신위원회가 초중고 교육경력 15년 이상 된 현직교원 및 교육공무원에게 공모교장 자격을 부여하기로 한 것은 어린아이들의 불장난에 비유 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그 불장난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자격을 갖춘 교원들이 교육에 대한 열정이 떨어질 것은 물론 사기가 저하될 것이며 교직사회의 안정이 깨질 것이기 때문에 위험한 불장난이므로 막아야 하는 이유를 몇 가지 열거해 보기로 한다.

첫째, 15년 이상 된 교원이면 연령이 40정도에 부장교사 경력은 있을지 몰라도 교육전문성이 아직 부족하며 교감경력도 없는 사람에게 곧바로 교장자격을 주려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고 15년 경력 교원이 공모교장이 많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 행정직이 교장으로 들어오려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둘째, 교육행정경력 15년 이상이 되었다고 해도 학교회계, 재산, 시설관리 등 행정경험은 있을지 몰라도 학생교육 경력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에게 교장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교육과 교원관리 경험이 없이 정치적 힘의 논리로 공모에서 선정되었다고 하여 연수를 시킨 다음 곧바로 교장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은 어떤 특정인들에게 교장을 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셋째, 공모교장은 임기가 만료되면 희망시 교사로 특별채용 될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은 교육학공부도 안하고 전공과목도 이수하지 않은 교육 비전문가를 공모교장을 했다고 해서 학생교육을 맡기는 교사로 채용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은 교육현장을 너무 모르는 발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넷째, 공모 교장 제 도입은 학부모 전체의 의사를 존중해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한다는데 학부모위원이 교장공모에 신청한 분을 검증하는데 아무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 같은데 지역실정에 따라서는 학부모위원이 초빙교장을 선출하는데 따른 부작용(압력, 로비, 정치적 개입 등)이 우려되며 신성한 교육현장이 갈등을 유발하여 안정된 교육활동에 심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본다. 임기동안 학교현장은 시끄럽다가 세월이 가면 공모교장 임기는 끝나겠지만 그 피해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교육을 사랑하고 국가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갈등의 소지가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공모제안을 다시 수정하게 하던가? 아니면 어린이 불장난처럼 위험스러운 일을 강행하지 못하도록 교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막아야 훗날 후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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