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교실에서 항상 인터넷 메신저를 켜놓고 있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많은 교사들이 인터넷에 중독됐거나 중독될 위험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교사가 수업시간에 주식시세를 보거나 사적인 메신저에 매달린다면 당연히 문제다. 인터넷 세대가 교사로 임용되면서 인터넷에 중독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과 같이 상급기관에서 시도 때도 없이 공문을 내려 보내고 부장교사나 관리자들이 인터넷 앞에 앉아서 수시로 인터넷을 열어봐야 하는 현재의 결재 체제로는 조만간 부장교사나 관리자들도 인터넷에 중독될 수밖에 없다.
작금의 현실을 들여다보자. 30분 내에 보고해야하는 황당한 공문까지 눈총 받지 않고 제때에 처리하려면 어떤 교사든 기본적으로 시도교육청의 전자문서를 항상 바탕화면에 켜놓고 수시로 들여다봐야 한다. 교무업무시스템으로 학교일지나 출결을 기입하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으로 출장이나 연수 등 개인복무 사항을 처리해야 한다.
최소한 전자문서, 교무업무시스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바탕화면에 띄워놓고 수시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얘기다. 더구나 교무업무시스템은 잠깐만 사용하지 않아도 세션이 끊어져 다시 로그인을 해야 한다.
보안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접속할 때마다 사용자 ID로 로그인을 하고 다시 인증서 암호를 입력해야 접속할 수 있으니 사용자로서는 무척 불편을 느낀다. 각종 공문서, 학교일지, 출장, 연수 등의 결재 때문에 매일 이렇게 컴퓨터 앞에서 씨름하고 있는 부장교사나 관리자들이 컴퓨터에 중독되기 전에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전자문서, 교무업무시스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다면 최소한 지금과 같이 3개의 시스템을 일일이 바탕화면에 띄워놓는 불편이 사라질 것이다. 상급기관에서 시도 때도 없이 공문을 하달할 게 아니라 기관별로 시간을 정해 놓으면 일선 학교에서 수시로 공문을 확인하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컴퓨터와 인터넷이 왜 ‘옛날을 그리워하게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어떤 시스템이든 사용하는 사람들이 편리해야 환영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