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덥지도 않고 차지도 않습니다. 오늘 오전에 3학년 부장선생님, 기획 선생님 옆에는 두 젊은 3년 담임선생님께서 차를 마시며 초콜릿을 먹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잠시 멈추며 함께 시간을 같이 했습니다. 3년 부장선생님께서 잔돈을 주어 자판기에서 차를 뽑아 마시고 있다고 하더군요. 한 선생님은 초콜릿을 권하더군요.
옆에 있는 3년 기획선생님의 얼굴이 너무 좋아 보였습니다. 이마에는 기름기가 줄줄 흐르고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얼굴 좀 보라고 얼마나 많이 빛이 나느냐고 하니 옆에 계신 젊은 여선생님은 저의 말에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그 선생님이 입고 있는 옷을 보면서 저보고 그 선생님이 입고 있는 옷이 참 좋지 않으냐고 하더군요.
이와 같이 선생님마다 보는 눈이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더군요. 저는 오직 건강에 관심이 있어 건강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데 그 젊은 여선생님은 건강보다는 옷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새 옷이며, 새 디자인에 관심이 많더군요.
오늘 점심시간이 되어 메뉴가 무엇인지 보았습니다. 흑미밥, 조갯살미역국, 고등어무조림, 일미도라지초무침, 콩나물무침, 배추김치였습니다. 미역국도 고등어무조림도 콩나물도 배추김치도 다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미도라지초무침 대신 버섯무침이 나왔더군요. 그리고 건어물무침도 있고요.
어른 먹기에 특히 저가 좋아하는 반찬이 많은 날이었습니다. 건어물무침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식판에 담았습니다. 교무부장 선생님 옆에 앉았습니다. 교무부장 선생님께서는 국그릇에다가 밥과 나물을 넣고 비볐더군요. 그리고 원로선생님 한분께서는 반찬을 국을 놓는 자리에까지 반찬을 놓고 국은 별도로 들고 오더군요. 옆에 앉은 선생님들을 보니 나름대로 특색 있게 반찬을 담아 왔더군요.
저는 이를 보면서 선생님들의 생각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그리고 머리가 다들 비상했습니다. 생각이 탁월하더군요.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더군요. 선생님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의 생각은 모든 분들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한 분도 저와 똑같이 배열하신 분이 없었습니다. 반찬 메뉴가 다양하면 할수록 더욱 그러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음식배치가 저보다 나아 보였습니다. 반찬을 담는 솜씨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교육의 다양성이 왜 필요한지를 알겠더군요. 한 학생 한 학생의 타고난 자질이 다를 것 아닙니까? 특기가 다를 것입니다. 능력이 다를 것입니다.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꿈이 다를 것입니다. 행동이 다를 것입니다. 나름대로 특징이 있을 것입니다.
이들의 나름대로 지닌 특성들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그들의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들의 생각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의견이 다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배울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생각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 내 의견이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내 생각이 잣대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오직 그들의 생각과 의견에 나의 생각과 의견을 조심스레 말해주는 정도여야 합니다. 내 생각은 옳고 너의 생각은 그르다는 식은 곤란합니다. 내 의견은 옳고 너 의견은 그르다는 식도 곤란합니다. 나는 어른이고 너는 아이니 내 의견, 내 생각대로 따르라고 강요해서도 안 됩니다. 나는 선생이고 너는 학생이니 내 생각, 내 의견을 무조건 따르라고 해서도 안 됩니다.
학생들의 생각은 어른보다 더 참신합니다. 더 새롭습니다. 더 아름답습니다. 더 비전적입니다. 학생들의 의견도 선생님의 의견보다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학생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으면 합니다. 학생들의 생각과 의견이 나와 달라도 학생들의 생각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들의 갖고 있는 재치 있는 생각들과 의견들이 나오게 됩니다. 재치 있는 유머와 숨어있는 자질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감추어진 보배가 드러납니다.
학생들이 꾸며놓은 게시판을 보면 그들의 다양성이 그대로 나타나지 않습니까? 틀에 박힌 것을 요구하면 학생들의 생각과 의견이 나타나지 못합니다. 숨은 아이디어와 숨은 자질이 나타나지 못합니다. 오직 그 틀만 고수하다 보면 발전이 없습니다. 그들의 다양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그들의 다양성을 인정해주면 밤하늘의 빛나는 별처럼 반짝반짝 빛날 것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