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대로 거둔다

2006.10.05 14:51:00


어둠이 깔린 운동장, 선수들의 얼굴조차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날이 저물었다. 김제청년연합이 주관하는 제 4회 김제교육장기 초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다. 오전부터 네 번째 게임을 하고 있는 원평초등학교의 선수들은 조금도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활기찬 경기를 하고 있다. 전반전에 한골, 후반전에 추가골을 성공시켜 2:0으로 완벽하게 승리하여 우승을 했다. 우승기를 흔들면서, 트로피를 번쩍 들면서 환희에 찬 우승의 감격을 체험하였다.

오전부터 4게임을 하는 동안 무려 8골을 넣고 무실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비슷한 규모의 2개교와 시내의 수십 학급 대규모의 2개교에 대해 기량을 맘껏 발휘하며 완봉승을 거두었다.

작년 이맘때 이 대회에서 소규모학교에게 1차전에 영패를 당하고 씁쓸하게 귀교했었기에 이 날의 우승은 더욱 자랑스럽고 기쁠 수밖에 없었다. 수년 동안 침체되었던 각종 체육 경기 대회에서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었다.

작년, 대회 출전에 대비한 사전 수련활동에 소극적 대처로 1차전 탈락의 쓴맛을 두 번 다시 당할 수 없다는 지도교사의 계획적이고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지도결과 학생들의 경기력은 눈에 띨 만큼 향상되었다. 방과후학교 학생 활동으로 축구부를 조직하여 주 2시간씩 수련활동을 하였다. 기초체력 가꾸기 및 개인기술 연마, 조직적인 전술 훈련 등을 방과후 시간을 이용하여 실시한 것이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의미를 실감했다. 학생들을 얼마나 열심히 지도했느냐에 따라 그 성과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실력이나 능력은 갈고 닦은 만큼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가소성이 많은 어린 학생들에게는 교육과 학습을 제공한 만큼 가시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정 수준만 지나면 눈에 보일만큼 기량이 발전한다. 어리기 때문에 가능하다. 어린 나무는 의도하는 대로 쉽게 가지의 모양을 바꿀 수 있다. 좋은 나무는 어릴 때부터 만들어 지는 것이다.

교육은 어린 나무를 기르는 것과 같다. 정성을 다해 의도하는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 가지가 굳기 전에 좋은 형태를 이룰 수 있을 때 온갖 정성을 다해야 한다.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고 필요 없는 가지를 잘라주고 비뚤리는 가지를 바르게 잡아주어야 한다. 멋대로 자란 나무는 좋은 목재나 좋은 열매 맺음을 기대할 수 없다.

1년 전의 꼴찌가 대규모학교들을 물리치고 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다. 뿌린대로 거둔 것이다. 1년 동안의 열과 성을 다한 지도의 결과이다. 계획적이고 지속적이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내하고 훈련한 결과이다. 그렇다. 어린 학생들에게서는 투자한 만큼 확실한 성과가 나타난다. 바로 교육의 힘이다. 가소성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학구 김제 부용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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