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 느낀 언어정화의 필요성 !

2006.10.10 11:40:00

560돌 한글날이 국경일로 부활되었지만 우리글인 한글을 더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어는 배우는 시기가 있고 배우는 대상이 있다. 어휘가 갑자기 늘어나는 시기에 많은 낱말을 배우면 어휘력이 풍부해 진다. 우리의 얼이 담긴 우리글과 말을 가르쳐야 할 시기에 세계화에 앞서간다고 영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부모들의 잘못을 누가 지적해 주어야 하나?

우리글을 바르게 쓰지 못하고 우리말은 잘못해도 영어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국어실력이 영어실력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하니 통계가 나왔다니 큰문제가 아닌가? 교육과정 시간배당기준 령에 따르면 국어는 주당 7시간, 영어는 주당 2시간을 공부하도록 되어있는데 매일 배우는 국어보다 영어성적이 더 좋은 이유를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는가?

우리말과 우리글을 배우기도 전에 남의나라 언어인 영어를 먼저 가르치는 한국의 부모님들의 교육열을 누가 말린단 말인가? 언어의 형성기라고 볼 수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우리의 얼이 담긴 우리글과 말을 정확하게 가르치고 점진적으로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유치원에서는 글자를 안 가르쳐야 한다지만 영어까지 가르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외국어로 굳어진 혀를 가지고 나이 들어서 우리글과 말을 거꾸로 가르쳐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지 않겠는가?

한글날만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우리글인 한글을 사랑하고 바르게 쓰는 생활이 습관화되어야 한다. 한글날을 맞아 우리주변에서 고쳐나가야 할 점들을 살펴보자.

첫째, 부모들이 학원에 보내어 더 가르치려하기 보다는 자녀들과 눈을 맞추고 사랑이 넘치는 대화를 나누자,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대화를 통해 인성교육을 잘 할 수 있는데 많은 돈을 주고 5-7개의 학원으로 아이들을 내모는 것은 우리글과 멀어지고 우리의 얼을 못 배우는 불행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둘째, 아이들이 또래와 놀이를 많이 하도록 시간과 장소를 제공해주자. 또래 친구들과 자연발생적인 놀이를 하면서 언어발달이 저절로 되는 것이다. TV앞에서 또는 컴퓨터 앞에서 게임에 빠져있는 동안은 대화의 기회를 잃게 되어 언어발달과 정서순화가 안 되는 것이다.
가정의 기능을 회복하여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아름답고 좋은 우리글을 두고도 거리의 간판을 보면 외래어 너무 많다. 생활 속에서도 우리말 보다는 영어를 써야 더 돋보이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으며 도리어 우리가 우리글이나 언어를 사용하면 촌스럽게 느끼는 사회적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 도리어 우리글과 우리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사회로 가야 한다.

넷째, 외래어는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성숙된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문자 메시지에 사용하는 국적 없는 글들은 그들만의 암호로 사용하지 말고 한글을 정확히 사용해도 영어나 중국어 등보다는 더 빠르다고 하지 않는가? 시골의 구멍가게도 슈퍼라고 간판을 부쳐야하는 현실이 답답하고 한심스럽지 않은가? 선생님을 왜? 샘이라고 쓰는지 모르겠다.

잘못 쓰는 우리글을 바르게 사용하도록 하는 정부차원의 대책을 세워 걸러주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홍수처럼 범람하는 잘못된 언어를 정화해서 사용해야 우리국민과 사회의 격이 한 차원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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