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되게, 아름답게, 슬기롭게

2006.10.14 14:14:00

오늘은 10월 첫 놀토입니다. 날씨가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날씨가 덥지도 않고 차지도 않아 하루 보내기가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감기 몸살로 인해 꼼짝도 못하고 집에 있습니다. 푹 쉬는 게 좋다고 하지만 잠만 잘 수가 없어 책을 보면서 오전을 보냈습니다. 조금 전에 읽은 책 속에는 이런 가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좋은 집안에서는 가훈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자녀들을 교훈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학자 한 분이 계시는데 그분의 가정에서는 이런 가훈을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도박을 가까이 하지 말라. 주색을 삼가라. 남에게 이기려 하지 말라.’ 대단히 의미 깊은 말인 것 같습니다. 그 가문의 조상 중에서 도박을 하다가 집안을 망친 일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집안에서 태어난 자식이라면 가문의 체통을 생각해서라도 ‘주색에는 빠지지 말아야지. 도박은 하지 말아야지. 남에게 이기려고 아웅다웅 하지 말아야지’하고 조상의 교훈을 명심하면서 살기 마련일 것입니다. 틀림없이 그들의 행동은 다른 사람하고는 좀 틀린 데가 있을 것입니다. 아마 그 자녀들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는 좋은 집안의 가훈을 보고 가훈을 교훈삼아 살도록 가르친 소설가의 집안이 대대로 어떠하리라는 것을 짐작해 봅니다. 그 가문의 자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다짐을 하며 어떤 행동을 하며 어떤 습관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서 가정에 가훈이 있이 자녀가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가훈대로 살아가듯이 우리 학교에도 교훈이 있어 소속된 학생들이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교훈대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학교 교훈은 ‘참되게, 아름답게, 슬기롭게’입니다. 짧지만 명확하고 분명합니다. 어느 학교의 교훈보다 좋은 교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50년 이상의 전통을 이어온 학생들은 교훈을 가슴 속에 깊이 새겨 각계각층에서 참되게, 아름답게, 슬기롭게 살아가고 있으리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세상은 너무나 거짓이 난무합니다. 거짓말도 종류가 너무 많습니다. ‘새까만 거짓말, 하얀 거짓말, 푸른 거짓말. 반쪽 거짓말..’ 이렇게 거짓의 종류가 많음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허용되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새까만 거짓말이든, 하얀 거짓말이든, 푸른 거짓말이든 반쪽 거짓말이든 다 거짓입니다. 진실이 아닙니다. 정직이 아닙니다. 그런 거짓이 우리 가정에, 우리 학교에 우리가 사는 도시에, 이 세상에 발을 디딜 수 없도록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래야 세상이 믿을 만한 세상이 됩니다. 깨끗한 세상이 됩니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됩니다. 모두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거짓이 판을 치고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거짓 없이 참되게 살라고 교훈을 정해 놓았으니 금같은 귀중한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가슴 속에 늘 새기면서 자신을 늘 다스려나가도록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저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학교에 몸담고 있는 모두가 그러해야 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름답게 살라고 하는 말씀도 옥같은 귀한 말씀이라 생각됩니다. 얼굴만 예쁘다고 예쁜 것은 아닙니다. 얼굴보다 마음이 예뻐야 합니다. 생각이 예뻐야 합니다. 행동이 예뻐야 합니다. 습관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그러면 얼굴은 자동으로 예쁘게 보입니다. 아름답게 보입니다. 외모만 가꾸고 내면을 가꾸지 못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 합니다. 마음을 가꿔야 합니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얼굴을 가꾸듯이 매일 교훈말씀의 거울을 보면서 마음을 가꾸어야 합니다.

마음속에 일어나는 온갖 잡초를 제거해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예뻐집니다. 마음속에 일어나는 온갖 유혹을 단호하게 물리쳐야 합니다. 그래야 행동이 예뻐집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대접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인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늘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슬기롭게 살라고 하는 말씀도 맑고 푸른 가을하늘의 햇살처럼 빛납니다. 슬기롭게 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지혜롭게 살라고 하는 말씀 아닙니까? 어리석은 짓 하지 말라는 것 아닙니까? 바보같은 짓 하지 말라는 것 아닙니까? 학생들은 언제나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좋은 책을 통해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지혜롭게,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학교의 교훈 ‘참되게, 아름답게,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늘 가르쳐야 합니다. 늘 깨우쳐야 합니다. 가슴 속에 깊이 새기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학교의 교화인 백합처럼 향기를 멀리까지 발할 수 있는 학생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학교의 교목인 태산목처럼 큰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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