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는 분들의 겸손과 침묵 배워야

2006.11.06 08:28:00


선생님, 오늘은 11월 첫 월요일입니다. 기온이 많이 내려갑니다. 따뜻하게 옷을 입으시고 근무하시는데 지장이 없었으면 합니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하니 오 주사님께서 조례대 밑을 쓸고 계셨습니다. 평소에도 그러합니다만 오늘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웃음도 잃지 않았습니다. 인사도 빠지지 않습니다. 출근하는 저에게도 힘이 됩니다.

지난 토요일은 우리학교에 뜻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조용하게 단촐하게 한 행사입니다만 아주 의미가 깊고 뜻이 있는 행사라 생각됩니다. 금년 들어 우리학교에 기부를 해주신 분이 네 분 계셨는데 이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념식수를 하게 된 것입니다. 아름다운 단풍나무를 전망이 좋은 곳에 식수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날은 날씨도 화창했습니다. 청명한 하늘이었습니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았습니다. 찬란하게 비치는 햇살은 더욱 빛났습니다. 기부하신 분들의 얼굴을 더욱 환하게 비춰주었습니다. 기념식수는 기부하신 분 4명 가운데 관련자 3명이 참석하셨고 그 외에 기념식수에 참여하신 분은 학교운영위원장과 학생회 회장, 부회장 두 명이 모두입니다. 그 외에 자연환경시인이신 한 분의 시를 사랑하는 분들의 모임에서 함께 참여하여 축하해 주었습니다.

이번에 기부하신 분들은 남달랐습니다. 뚜렷한 특징이 엿보였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겸손하였습니다. 조금도 학교에 대해 무슨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나 교만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감사패를 받는 것과 기념식수를 하는 것 자체만 해도 흥감해 하셨습니다. 학교에 초대해 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앞으로 학교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까 고심하며 다짐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말끝마다 더욱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분들은 말이 없었습니다. 자신을 내세우고자 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마디도 하지 않으신 분도 계셨습니다. 오히려 부끄러워하였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았습니다. 색시 모양 수줍어하였습니다. 조금도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조금도 드러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뽐내지도 않았습니다. 거만하지도 않았습니다. 가진 자라도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친근감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들의 선행은 두고두고 빛이 날 것입니다. 본교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전에도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만 지난 3월 31일 본교 출신의 미모의 한 여성인 20회 백성자 동문께서 우리학교 학생들 중에 서울대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도록 500만원을 기부하셨습니다. 함께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 다음에는 지난 5월 11일 유강토건(주) 정원식 사장님께서 천만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해 주셨는데 이분은 우리학교와 전혀 관계없는 분이십니다. 우리학교 3학년 한 학부형께서 학교가 나날이 발전하고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감동이 되었던지 시부되는 분에게 말씀드려 기부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날 역시 참석은 대신 제수씨께서 참석하셨습니다.

또 지난 5월 30일 성진지오텍 전정도 사장님께서 학교발전기금으로 오백만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분은 유일하게 우리학교 학부형이신데 학교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게 하기 위해 기부를 해 주셨습니다. 이날 사모님께서 참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주 화요일(7.4)에 본교 13회 노영수 동문께서 천만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해 주셨습니다. 이분은 연변의 시대회에서 장원을 수상하여 소감문을 커다란 액자로 만들어 본교에 보내어주셨습니다. 학생들에게 유익이 되리라 봅니다.

이분도 역시 겉으로 드러내기를 좋아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 시(詩)활동을 하시면서 조용히 사시는 분인데 우리학교의 발전하는 모습을 전해 듣고 조금이라도 힘이 되게 하기 위해 이렇게 기부를 해 주셨습니다.

우리학교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하시는 분이 없었는데 올해 이렇게 4명이 3천만이라는 큰돈을 기부해 주셨으니 학교에 얼마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격려가 되는지 모릅니다.

기념식수로 단풍나무가 심겨줬는데 학교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해 줄 것입니다. 때마다 시마다 푸름과 단풍으로 그들의 선행을 아름답게 수놓아 줄 것입니다. 기부하는 손길은 아름답습니다. 그들의 손길은 오늘 새벽의 둥근달처럼 환하게 비춰줄 것입니다. 끊임없는 관심과 끊임없는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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