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행복한 곳입니다

2006.11.10 20:32:00


오늘 아침 자습시간에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2층에서는 학생들이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아침 청소가 잘되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이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깨끗한 환경에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아름답지 않습니까?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1학년 12반 교실을 지나가니 학급에서는 담임선생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교실에 ‘정희정 선생님, 생신을 축하드려요’라는 글씨가 크게 쓰여 있었습니다. 그 주변에는 학생들 전원이 축하의 글을 써놓았습니다. 칠판위에는 풍선으로 장식하였습니다. 교탁에는 풍선과 함께 축하 케이크가 놓여 있었습니다. 축하의 시간이 끝나고 나서 케이크를 잘라 저에게도 가져 왔더군요.

어제는 결혼축하, 오늘은 생일축하를 하는 것을 보면서 학교는 정말 행복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디서 이렇게 거창한 축하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수십 명의 학생들로부터 순수하고 따뜻한 축하를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좋습니까? 이는 분명 큰 축복입니다. 이는 분명 큰 행복입니다. 우리 선생님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선생님의 헌신적인 노력과 정성어린 지도, 밤낮 없는 수고, 변함없는 사랑과 베풂, 열성적인 수업 등으로 인해 생일과 같은 좋은 날 이렇게 축복을 받고 축하를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 선생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오전 메신저에는 ‘친목회 보냄, 누가: 성수진 ,언제 : 쌍춘년 11월11일 빼빼로날, 어디서 : 목화예식장, 무엇을 : 결혼식, 왜: 잘살려고 *본교 교직원께서는 많이 참석하셔서, 일생에 첫 결혼 성혼식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聖스러운 증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가 왔더군요. 얼마나 좋습니까? 이렇게 축하를 하고 축하를 알리고 축하를 준비하는 곳이 학교 말고 또 어디 있겠습니까? 학교는 정말 좋은 곳입니다. 행복이 깃든 곳입니다. 행복을 품는 곳입니다. 행복을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우리 선생님 모두는 학교에서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작은 일에서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사소한 일에서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남을 축하하는 일에서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결혼을, 생일을 축하해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학생들이 선생님을 축하해주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우리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축하는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축복은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행복을 안고 사는 선생님에게 더 큰 행복을 꿈꾸게 할 것입니다. 행복에 젖은 선생님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행복이 행복을 낳습니다. 기회만 있으면 남을 축하해주면서 행복해 하셔야죠. 기회만 있으면 의미를 부여하면서 행복해 하셔야죠. 그게 우리의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학교에서 종종 행복을 느끼며 삽니다. 선생님들의 자그만 정성에도 감격하고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의 조그만 가르침에도 감사하고 기쁨을 느낍니다. 선생님들의 열성적인 모습을 보고서도 감동하고 흐뭇해합니다. 선생님들의 조용한 웃음에도 만족을 하고 행복해 합니다. 선생님들을 이해하고 안으려는 노력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선생님들의 작지만 따뜻한 손길에 언제나 만족하며 즐거움을 찾게 됩니다.

학교는 행복한 곳입니다. 학생들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선생님들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학생들이 순수하기에 행복합니다. 학생들이 축하해 주기에 행복합니다. 선생님들이 잔정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길흉사에 서로서로 관심을 가지기에 행복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들을 부러워하니 행복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 되려고 애쓰는 것 보면 행복합니다.

힘들어도 행복해야 합니다. 마음에 맞지 않아도 행복해야 합니다. 어려워도 행복해야 합니다. 우리 서로 행복한 학교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야죠. 행복할 만한 환경이 아니더라도 행복을 만들면서 생활해야죠. 서로 웃으면서 생활해야죠. 불평보다 원망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죠. 항상 만족하며 살아야죠.

내일은 놀토입니다. 살맛나는 연휴입니다. 날아갈 듯 기쁜 연휴가 있습니다. 연휴를 기대하면서 가볍게 오늘을 보내야죠. 따사로운 햇살을 안으며 즐겁게 행복하게 학생들과 함께 보냈으면 합니다. 내일은 나들이를 가든지, 영화를 보든지, 찜질방을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행복한 연휴가 되었으면 합니다.

학교는 행복한 곳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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