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일은 비상입니다

2006.11.16 11:47:00


오늘은 수능일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낮에는 따뜻했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아침부터 공기가 아주 차갑습니다. 고사장마다 난방으로 인해 수험생들은 고생을 덜하게 되니 다행입니다. 수능 한파라고 예보한 것보다는 훨씬 견디기가 좋아 다행입니다.

수능 때는 비상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벽 3시 40분에 잠이 깨어 그 때부터 자지 못했습니다. 새벽 5시 20분에 울산광역시교육청 회의실에서 수능을 위한 회의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각 학교 교감선생님을 비롯하여 관계자 선생님께서 참석했습니다.

부교육감님(교육감 권한대행)께서 수능시험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는 당부말씀이 계셨습니다. 교육국장님께서도 나오셨습니다. 중등과장님께서도 나오셨습니다. 담당장학관님께서도 나오셨습니다. 중등교육과 전 장학사님께서 나오셨습니다. 학사계장님을 비롯하여 행정직원들도 나오셨습니다. 호송경찰관들도 나오셨습니다. 그야말로 한 마음이 되어 함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6시쯤 경찰차량의 호송을 받으며 본교에 도착하였습니다. 본교 직원들도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도 나와 계셨습니다. 행정직원도 모두 나와 있었습니다. 관계되는 선생님도 나와 계셨습니다. 교장선생님과 수능 진행책임자이신 강옥자 장학사님 그리고 경찰의 입회하에 설치된 본부실에서 문제수량을 확인하고 다시 봉인하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아침식사를 교무실에서 한 후에 조금 있으니 서용범 부교육감님께서 우리학교에 오셨습니다. 학교로 향하는 수험생들과 관계되는 선생님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부교육감님께서는 일찍 나오신 선생님과 일일이 악수를 하셨습니다. 학생들을 격려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이웃학교로 가셨습니다.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수능이 시작됩니다. 아무도 긴장을 늦추지 못합니다. 모두가 초긴장입니다. 모두가 자기의 맡은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직접 참여해보지 못하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을 체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방송실은 방송실대로 긴장합니다. 관련 업자를 대기시킵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합니다. 교무실은 교무실대로 긴장합니다. 교육청과의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시험지 이상 유무, 결시자 파악 등 각종 내용을 보고합니다. 1교시 방송이 끝났지만 학생들은 아무런 문제없이 무사히 듣기평가를 잘 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학생들도 이제 안정이 되어 차분히 시험에 임하리라 생각됩니다. 학부형님 중에서는 추위에 떨면서 교문 앞에서 수능시험을 잘 칠 수 있도록 걱정하며 기도하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어떤 분들은 집에서, 교회에서, 성당에서, 절에서 각각의 처소에서 자녀들이 실수 없이 시험을 잘 칠 수 있기를 기도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수험시험의 결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12년 동안 갈고 닦은 결과가 반영되는 날입니다. 노력의 결과가 나타나는 날입니다. 성실의 결과가 반응되는 날입니다. 인내의 열매가 나타나는 날입니다. 끈기의 결과가 나타나는 날입니다. 땀의 결과가 타나나는 날입니다.

학생들이 시험을 끝내고 집에 들어오면 시험을 잘못 쳤다고 우는 학생들도 많을 것이고 실력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실망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형태로 반응이 나타날 것입니다. 어떤 형태의 반응이더라도 학생들을 격려하고 위로해야지 핀잔주고 기를 꺾어놓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능시험은 어디까지나 삶의 일부분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능시험을 치고 나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동안 내가 성실하게 공부에 임했는가 그러하지 못했는가를 되돌아야 보아야 합니다. 그 동안 노력을 많이 했는가 그러하지 못했는가를 되돌아야 보아야 합니다. 그 동안 게으름을 피우고 열심히 하지 못하고 공부에 성실하게 임하지 못했다면 이제부터라도 불성실에서 성실로, 게으름에서 부지런함으로, 노력하지 않음에서 노력으로, 거짓에서 정직으로 바꾸어나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부모님이 아무리 공을 들여도, 선생님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본인이 열심히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수능대박이니 하면서 요행이나 바라면 안 됩니다. 성실치 못한 학생이 만약 좋은 결과가 나와 좋은 대학에 간다 해도 그 학생이 성실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회 나가서도 요행만 바라지 성실하지 않을 것 아닙니까?

심는 대로 거둡니다. 뿌린 대로 거둡니다. 땀을 흘린 만큼 수확을 거둡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 수능의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장래가 있습니다. 그래야 미래가 보입니다. 그래야 사람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자기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학생들이 다 되었으면 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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