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어린이로 자라다오

2006.12.15 14:12:00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이지만 연말이라고 이것저것 정리할 일들이 많다. 봄부터 여름과 가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음에도 이맘때가 되면 세월이 참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래서일까, 분명 연간 계획에 의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들마저 문득 앞에 다가와 부담스럽게 한다.

아이들과의 학교생활도 정리할 때가 되었다. 아이들의 학습결과물 중에서 문집에 실릴 작품들을 선별하며 지나간 1년을 뒤돌아본다. 매일 같이 생활하다보니 피부로 느끼지 못했을 뿐 아이들은 3월초에 비해 육체나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지식교육에 버금가게 인성교육이 중요시 되는 세상이다. 그래서 ‘남도 나와 같이 소중하다’는 것을 가르치려 무던히 애썼다. 그저 평범한 시골아이들의 일상이지만 ‘더불어 사는 것’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성교육만은 제대로 시켰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문집의 첫머리에 아이들에게 주는 글을 쓰도록 되어있다. 짧은 공간이지만 ‘어떤 내용을 쓸까? 제목은 무엇으로 할까?’고민을 했다. 그러다 ‘이런 어린이로 자라다오’라는 부탁의 글을 썼다. 우리 반의 모든 어린이들이 이런 어린이로 자랄 것이라는 믿음도 크다.

「세월은 유수와 같이 빠르게 흘렀다. 문득 헤어짐의 시간을 맞고 보니 같이 즐거워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너희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도 많구나.
잘 살게 되면서 좋아진 게 많다. 하지만 정해진 규칙과 질서를 지키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귀여움 받거나 눈총 받는 것도 다 ‘자기 할 탓’이다. 자기 할일 다하는 아이라면 누구에게나 귀여움 받는다. 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 아이라면 어디서든 눈총 받는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싶니? 못돼먹은 아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것 보다는 매사에 성실한 아이라고 칭찬 듣는 게 좋겠지. 예의를 잘 지키고, 어른들의 말에 순종하면서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어린이로 자라주길 바란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