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면 '바기오'는 한국 사람들로 북적

2007.01.06 20:22:00

최근 아이들의 영어 수준이 영어교사보다 뛰어나다는 보도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2010년부터 초ㆍ중ㆍ고교 영어교사는 수업을 영어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부분의 영어교사들이 다소 긴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국제화 시대 영어교사로서 살아남기 위한 좋은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중 생각해낸 것이 일 년 간의 어학연수였다.

어학연수 결정이후, 주위 선생님들의 의견 또한 분분하였다. 나의 어학연수 휴직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찬반(贊反)이 엇갈리는 가운데 나 또한 며칠동안 고민하다가 내 생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영어권 나라를 알아보기 위해 한 달여 동안 여러 곳(인터넷, 유학원 등)을 찾아보았다.

그 결과, 지금 나의 모든 형편 특히 가정형편을 고려해 볼 때 가장 적절한 곳이 필리핀 바기오였다. 무엇보다 내가 어학연수 지역으로 미국이나 캐나다 기타 선진국을 선택하지 않고 그곳을 결정한 이유 몇 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저렴한 연수비용 때문이다. 자비로 연수를 결정한 만큼 연수비용이 비싸면 그 만큼 가계에 경제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제일 먼저 고려해 본 사항이다.

둘째, 한국인에게 알맞은 기후.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후나 기온이 한국 사람에게 잘 맞는다고 한다. 필리핀에서 가장 추운 곳은 버스 안, 극장, 바기오라고 현지인들이 말할 정도로 바기오는 한국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놀라운 사실은 필리핀에서 유일하게 소나무가 있는 곳이 이곳 바기오라고 한다.

셋째, 신흥 교육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인구 30만 이상이 거주하는 북부 Luson island의 중심지로 많은 현지인들이 영어를 잘하며 튜터(Tutor)의 실력 또한 상당히 수준급이다. 또한 이곳에는 S.L.U(St. Louis University), U.P(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U.B(University of Baguio)등 여러 대학들이 있어 어학연수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넷째, 치안이 잘 되어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큰 위협을 느끼는 것이 개인의 신변보호일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대통령의 휴양지와 삼군사관학교가 위치해 있어 다른 도시에 비해 치안이 잘되어 있어 한국 사람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

다섯째, 요금 정찰제. 바기오는 택시를 타면 잔돈을 받을 정도로 현지인들이 돈을 밝히지 않는 것도 하나의 큰 장점이다. 대부분의 물건들이 요금 정찰제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물건을 사는데 바가지요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난 12월 30일 가족들과 함께 비행기로 서울에서 약 4시간 정도 걸리는 이곳 필리핀 바기오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곳에 도착하여 생활해 온 지 일주일이 되어가는 지금 아직까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그런데 일주일 동안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겨울 방학기간 동안 저렴한 가격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많은 한국 학생들이 이곳 필리핀 바기오를 찾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바기오의 한 골프장에는 골프를 치는 70% 이상이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앞으로 나와 우리 가족이 이곳 바기오에서 생활하면서 어떤 일이 닥칠지는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이곳은 내가 생각한 곳이 아닐 수도 있다. 이제 주사위가 던져진 만큼 이곳에서 어떻게 생활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리고 일년 뒤,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아 여기에서의 삶이 후회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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