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어학 연수, 좋은 가정교사 구하기가 중요

2007.03.13 20:38:00

월요일 저녁, 오후 6시에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과 공부를 하기로 되어 있는 튜더(Tutor; 가정교사)가 시간이 지났음에도 오지 않는 것이었다. 걱정이 되어 휴대폰으로 연락을 해보았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는지 통화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아이들의 불평은 커져만 갔고 아내 또한 화를 내기 시작하였다.

지난 2주일 동안 아무런 불평도 없이 잘 나오던 튜더가 갑자기 연락도 없이 나오지 않는 것이 미심쩍었다. 학기가 시작됨에 따라 방과 후 아이들이 숙제를 하는데 적게나마 도움을 주고자 이곳 지인의 도움으로 그나마 실력이 좋다고 평판 있는 한 튜더를 소개받았다.

2주 동안 지켜본 결과 소문대로 발음을 비롯해 가르치는 실력 또한 좋았으며, 아이들 또한 그 튜더의 교수법에 만족해하였다. 그래서 아내와 상의하여 수업료를 올려주기로 하고 지급 기간도 월급이 아닌 주급으로 주기로 하였다. 튜더 또한 이 제안에 흡족해하며 우리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할 수 없이 아이들에게 다른 공부를 하게 하고 밖으로 나와 그 튜더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한편으로 아이들과의 수업도 걱정되었지만 그 튜더의 개인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았을까 하는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기도 하였다.

바로 그때였다. 아내가 튜더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휴대폰을 확인해 보라고 하였다. 내용인즉, 수업료가 적어 이제는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메시지 내용을 읽고 난 뒤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불만이 있으면 사전에 연락을 주어 학부모가 거기에 따른 대책을 세울 여지를 주어야 할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화가 나기 시작하였다.

결국 문제는 수업료 때문이었다. 수업료가 적기 때문에 임의대로 계약을 파기한 그 튜더의 생각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물며 시간의 소중함을 안하무인격으로 받아들이며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그 튜더가 괘씸하기까지 했다.

사실 이곳에서의 방과 후 활동은 대부분 튜더와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좋은 튜더와 함께하는 수업이 방과 후 활동의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할 일이 좋은 튜더를 구하는 것이다.

튜더 채용은 대부분 에이전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것 또한 쉽지가 않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으로 직접 면접을 통해 채용하는 것이 좋으나 짧은 영어 실력으로 그들의 영어 실력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현지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한 사람에게 면접을 맡기거나 믿을만한 사람을 통해서 소개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튜더를 채용하고 난 뒤, 그 튜더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갖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튜더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주목적이나 이곳에서 생활하다 보면 한인(韓人)보다 현지인이 나서면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들(여권연장, 물건 사기, 관광, 공과금내기 등)이 많다. 물론 어느 정도 믿음이 간다고 판단되었을 때 이와 같은 일을 맡기는 것이 좋다.

이곳 필리핀 바기오에서 튜더의 수업료는 때에 따라 천차만별(千差萬別)하다. 특히 한국에서의 방학이 시작되는 6월 말에서부터 8월 말까지, 1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는 튜더 구하기가 학기 중보다 더 어렵다. 따라서 방학을 앞두고 모든 어학원과 홈스테이를 하는 가정에서는 좋은 튜더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방학이 되기 전에 조기 어학 연수지로 이곳 필리핀 바기오를 선택한 많은 한국 아이들 때문에 좋은 튜더 구하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으며 수업료 또한 비싸다. 이곳에서의 튜더의 수업료는 시간당 평균 150페소(한화 3000원)에서 100페소(한화 2000원)이다.

반면 아이들이 대부분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간 학기 중에는 오히려 좋은 튜더를 저렴한 비용으로 채용할 수가 있다. 이 기간에는 튜더들이 대부분 일자리가 없어 노는 경우가 많으며, 하물며 어떤 튜더들은 신문에 일자리 광고를 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아무튼, 이곳 현지에서는 튜더가 아이들의 방과 후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채용하기 전에 얼마나 실력이 있고 믿음이 가는가를 꼼꼼하게 챙길 줄 아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내용을 가지고 실천하고 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 내가 아는 좋은 튜더(Tutor)는?

1. 정규대학을 졸업하고 교사자격증이 있는가?
2. 한국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많은가? (특히 발음 중요)
3. 한국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
4. 교사로서의 가치관이 확고한가?
5.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교재 연구를 하는가?
6. 얼마나 양심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가?
7. 귀국 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아이들에게 전화를 해줄 수 있는가?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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